모르는 여인의 편지 
A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 Moreuneun Yeoin-ui Pyeonji ) 1968 년
극영화 미성년자관람불가 대한민국 96분 1969-05-01 (개봉) 27,120(관람)
제작사
연방영화주식회사
감독
김응천
출연
김진규 , 문희 , 최남현 , 주증녀 , 정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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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독신으로 살고 있는 인기 작가 박지운(김진규)은 어느 날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꽃 상자와 함께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나의 아이는 죽었습니다. 제 얘기는 당신을 만나기 1년 전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편지는 그가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자신의 아이까지 낳고 평생 자신만을 그리워하다 죽어간 한 여인의 사연이 담긴 유서였다. 편지의 주인공인 수정(문희)은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시절 박지운의 소설 <애상>을 읽고, 그 책의 작가인 박지운을 사모하게 된다. 어느 날 박지운이 그녀의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고, 그에게 반해 있던 수정은 하룻밤 순정을 바친다. 다음 날 아침 박지운은 수정에게 노란 국화 한 송이를 건네며 이름을 한번 물어볼 뿐, 몇 달간의 여정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수정은 그가 찾아줄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아들 철이를 낳고, 매년 그의 생일날마다 꽃을 보내곤 한다. 그 후 후견인 사장(정민)을 만난 수정은 자신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수정은 어느 댄스 홀에서 박지운을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수정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 채 접근해, 하룻밤을 보내는 그를 보고는 절망에 빠지지만, 끝내 모든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분신인 아들마저 죽고나자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자신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박지운에게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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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
  • 제작사
    : 연방영화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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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68-12-07  심의번호 방제4271호  관람등급 미성년자관람불가  상영시간 96분  개봉일자 1969-05-01
개봉극장
국도
노트
■ 슈테판 츠바이크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막스오필스의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1948)을 번안한 작품.

■ 작품해설
김응천 감독의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멜로드라마의 거장 막스 오퓔스의 대표작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Letter from an Unknown Woman)>(1948)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1960년대 후반기는 리메이크나 시리즈물, 속편 영화 제작 등이 붐을 이룬 시기였는데, 연간 200편 안팎의 늘어난 영화 제작편수에 비해 부족하기만 한 시나리오로 인한 소재의 빈곤, 과거에 히트했거나 유명세가 있는 외화들을 다시 만듦으로써 흥행 보장에 좀 더 안정적일 수 있다는 산업적 요구, 또한 기술적 요인으로 컬러 영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과거의 흑백영화를 컬러로 다시 만드는 것 등이 리메이크 영화 제작 경향에 원인이 되었다.
김응천의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멜로드라마의 기본적인 서사와 장치’라는 측면에서 막스 오퓔스의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와 유사하되, 미묘한 차이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오퓔스의 작품에서 남자주인공이 음악가로 설정된 것에 비해, 김응천의 <모르는...>는 소설가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단지 주인공들의 직업상의 차이만을 보여줄 뿐 아니라, 영화의 시각적 스타일과 정서, 그리고 공간적 배경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오퓔스의 작품이 음악가인 남자주인공을 설정함으로써 영화라는 매체의 시청각적 이미지에 의해 작가로서의 스타일적 서명을 남기고 있다면, 이보다 20여 년 후인 1969년에 한국에서 만들어진 김응천의 영화는 한국 대중의 정서에 맞게 각색되어, 상대적으로 대사에 의한 주제전달의 측면이 강하고, 오퓔스의 작품에 비해 더욱 희생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여주인공의 운명을 극단적으로 비참하게 만듦으로써 시대적 분위기에 부합하는 신파적 정서를 한층 자아낸다.
가령, 오퓔스의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리사가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한 남자를 평생동안 그리워하며 히스테리적(혹은 판타지적)인 사랑을 하기는 하지만, 그녀가 그 남자의 아이를 데리고 다시 결혼을 하고 새로운 남편과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며 자신의 삶을 지켜나가기 때문에, 어떤 페미니스트 연구자는 오퓔스의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을 희생자나 피해자로 볼 수만은 없는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응천의 작품에서 여주인공 문희는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의 희생자로서의 여성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처절히 '가련한 여인상, 모성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영화 초반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어떤 시구절이라면서 주고 받았던 대화의 한 부분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남)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여인은?"/(여) "외로운 여인"
(남) "외로운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여) "병중의 여인"
(남) "병중의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여) "버림받은 여인"
(남) "버림받은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여) "죽은 여인"
(남)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여) "잊혀진 여인"

영화의 당시 포스터와 광고문구에서도, '잊혀진 여인’으로서의 문희의 가련한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듯, 이 영화는 독일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만들어진 걸작을 리메이크하고 있으면서도 '문화적 번역’의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대중적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당시의 관객들은 극단적으로 비참한 여주인공의 운명에 동일시하면서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낌으로써 멜로드라마의 장르적 쾌락을 향유했을 것이다. (이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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