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촬영장소의 컷장면 한국영화 NOW : 영화 공간 아카이빙 프로젝트 강남권 첫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 by.김문경(창작집단 3355 대표)  
한국영상자료원이 2022년부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한국영화 문화와 산업,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과거로부터 전승된 기록을 잘 보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는 아카이브 기관이 해야 하는 역할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미래에 역사가 될 현재의 자료들을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일 역시 아카이브 기관의 중요한 임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만들어지는 영화들은 의무제출제도를 통해 자료원에 보존되고 있지만,
그 외 다양한 한국영화와 영상의 자료들은 여전히 제대로 보존되고 있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기획되고 만들어지며 논의되고 상영되는 곳, 그 장소들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에 영상자료원은 2022년부터 “한국영화현장기록사업”을 시작하였고,
그 첫해에 허리우드극장, 오오극장(대구), 미림극장(인천), 애관극장(인천), 명동CGV씨네라이브러리,
아카데미극장(원주), 스튜디오 CELL 등 8개의 장소들과 관련된 분들의 증언을 기록하였습니다.
2023년 두 번째 해 사업으로 아트나인, 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 광주극장,
한국영상자료원 상암 본원과 파주보존센터, 라이카 시네마, 씨네큐브 등 7개 처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오늘 한국영화 산업과 문화의 다양한 공간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시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획 및 진행: 조준형
 
 
(위 사진 클릭 시 유튜브 인터뷰 영상으로 이동)


2013년 강남권에 문을 연 첫 예술영화 전용관

2013년 1월 9일 개관한 아트나인은 서울 강남권 첫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2013년 당시 예술영화 수입/배급사였던 엣나인필름(1996년 설립)에 의해 설립되어 2023년 현재까지 같은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배급사가 운영하다 보니 영화 상영작을 선정하고 배치하는 데 있어서 국내에 수입이 안 된 작품을 구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는 아트나인이 기획전을 열거나 신인 감독을 발굴하여 상영을 할 때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관의 이름인 아트나인은 엣나인필름의 숫자 9와 같은 정체성을 표명하는 것으로 ‘10점 만점에 9점만 하자, 10을 향한 9의 열정, 완벽으로 가려는 노력’과 같은 뜻을 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트나인의 상영관 2개의 이름도 하나는 0관, 하나는 9관이며 상영관과 함께 극장 안에 있는 레스토랑 이름도 ‘잇나인(EAT 9)’이다.


아트나인 내부의 레스토랑 잇나인

예술영화 전용관이 집중되었던 강북이 아닌 강남에 처음으로 생기는 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점과 멀티플렉스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엣나인필름(대표 정상진)이 만들었다는 점,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많은 기대를 받았다. 개관 기념으로 2013년 1월 9일부터 1월 16일까지 총 36편의 작품을 6개 섹션으로 구성하여 ‘엣나인 필름페스티벌(anff: AT NINE FILM FESTIVAL)’을 열었다. 개막작인 <더 헌트>(토마스 빈터버그, 2012)*주1가 한국에서의 정식 개봉에 앞서 엣나인 필름페스티벌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나게 된 점과 아트나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일본 핑크무비(엣나인필름이 수입 배급), 아트나인의 음향 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실황 공연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되는 점 등이 주목을 받았다. 

개관 당시 음향에 있어서 국내 상영관 중 최고 시스템을 갖춰놨다고 자부하며 EV사의 P시리즈 파워앰프를 달았고 이후 꾸준히 공간에 맞게 사운드 시스템을 정비해 왔다. 예술영화관 중 최초로 4K 영사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후 기술의 급변과 유지 보수 비용 문제 등으로 국내 상영관들 수준이 평준화되었지만, 아트나인의 이런 특색은 당시 독립예술영화인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현재는 테라스 상영관을 제외한 일반 상영관에는 2K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내 상영관 층고가 낮아 4K를 구현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독립예술영화 중 4K 버전으로 들어오는 상영본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이다.

개관 당시 갖춘 실내 상영관 두 개와 오픈 테라스로 이어지는 야외 상영관 한 개, 레스토랑 한 개의 구조는 2023년 현재까지도 동일하다. 2020년 리모델링 공사로 6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 3일간 임시 휴관을 한 외에는 개관 이후 한 번도 쉬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관주의” 극장

아트나인은 이와이 슌지, 기타노 다케시, 레오 카락스, 짐 자무쉬, 데이비드 린치 등등 작가주의 감독들의 기획전, 매년 3월에는 재팬무비페스티벌, 4월에는 장국영 기획전을 열거나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밤새 3편의 작품을 묶어서 상영하는 올나잇 상영 등의 기획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기획전 이외에도 영화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확장하고 있다. 야외테라스에서 비정기적인 특별 상영을 개최하거나 미술 전시, 음악 공연, 토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매년 한두 차례씩 영화 관련 배급사들과 디자인회사들이 모여 영화 굿즈들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으로 SNS 상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관객과 소통하는 다양한 시도들 역시 지속해 오고 있는데, ‘정시에 영화 상영, 10분 뒤 입장 금지. 음료 이외의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아트나인 관람문화를 관객들에게 정착시키고, 자주 오는 관객들을 위해 ‘아트나인 X 잇나인 포인트카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트나이너’라는 이름으로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매년 마지막 날 밤이 되면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떡국을 나눠주는 행사와 매달 마지막 날 오전 9시에 그달 상영이 되었던 영화들의 포스터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포스터 대방출 이벤트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아트나인을 이용하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영화인들에게 회자된 바 있다.
 

아트나인 9관 내부 전경

개관 5년째인 2017년 인터뷰 당시 아트나인 관객 점유율이 20%까지 올랐다고 정상진 대표가 답한 바 있으며, 총 2개 관의 200석이 안 되는 규모임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국내 예술영화 전용관 매출액 기준 상위권을 항상 유지했다. 2023년 현재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가 CGV보다 약 2배 많은 4.8만 명이다. 

아트나인이 표방하는 ‘영화관주의’는 더 많은 독립예술영화들을 소개하고, 영화를 만든 사람의 의도에 가장 가깝게 환경을 구축하고 관객에게 오롯이 영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 부합하게 유지·발전되고 있는 중이다.


영화와 공간 경험을 통합한 복합문화공간

아트나인이 자리한 곳은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의 지하철 이수역 7번 출구 앞 골든시네마타워 12층이다. 해당 건물 8층에는 메가박스 이수점이 있는데, 원래 메가박스 이수점은 독립영화배급사인 엣나인필름이 씨너스를 통해 위탁경영하던 씨너스 이수점이었다. 2011년 씨너스가 메가박스를 인수하면서 메가박스 이수점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메가박스는 이수점을 직영하게 되고 엣나인필름에서는 2013년 1월 메가박스 이수점이 자리한 골든시네마타워 건물의 12층에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개관한 것이다. 같은 건물에 있는 메가박스 이수와 아트나인은 별개 극장이지만 예매시스템을 같이 사용하고 있고, 메가박스 회원 포인트를 아트나인에서도 쓸 수 있게 제휴는 되어 있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메가박스 이수에 관객을 빼앗기기보다는 오히려 메가박스 이수에서 영화를 보려고 예매를 하는 관객들에게 홍보가 되는 이점도 누리고 있다. 

처음 아트나인이 개관할 당시에는 위치가 강남의 역세권이고 입주해 있는 건물도 큰 편인 데다가 같은 건물 안에 멀티플렉스가 있어서 굉장히 불리한 조건이라고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현재는 찾아가기 편한 역세권의 예술영화 전용관이자 강남의 유일한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시네필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었다.
 
야외상영이 이루어지는 오픈 테라스 공간
0관과 9관, 2개 관을 운영하고 있는 아트나인은 총 150석 규모이며 야외 상영관으로 쓰이는 탁 트인 오픈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데 오픈 테라스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뷰가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극장 안에 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잇나인이 있어서 시네필이 자주 찾는 강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현재는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치의 편리성과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특징 이외에도 아트나인의 다양하고 예술적인 상영 프로그램 기획력과 더불어 극장의 상영 시스템 자체도 이러한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아트나인은 개관 초기부터 음향 시스템에 신경을 썼으며 관객들이 화면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스크린을 수직이 아니라 약간 기울게 설치했고 0관 같은 경우는 영화가 끝나면 왼편의 암막 커튼이 열리며 영화관 안이 환하게 밝혀지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영화적인 순간을 맞이할 수 있게 했다. 영화관들이 보통 지하에 있거나 지상에 있다 하더라도 창문이 열리는 영화관이 없는데, 아트나인은 유일하게 고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창밖을 보여줌으로써 12층이라는 고층에 있는 영화관으로서의 특성을 활용하고 있다.
 
암막 커튼이 열린 0관 내부에서 보이는 외부 풍경
 
공간 및 운영 개요
     1. 위치: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대로 89 (사당동, 골든시네마타워 12층)
   2. 설립일 : 2013년 1월 9일 
   3. 대표자 : 정상진
   4. 규모 : 476.48㎡  
   5. 극장 구성 (관수, 관별 좌석수) : 2개관, 0관 92석 / 9관 58석상영관 외 잇나인, 테라스, 사무실
   6. 운영시간 : 09:00 – 23:00 시네마테라스 등 이벤트 진행 시 연장운영
   7. 조직 구성 : 엣나인필름 내 수입배급부서 / 극장사업부서 / 식당(잇나인)운영부서 
   (극장사업부가 아트나인 기획운영)
   8. 구성원: 8명 (유동적)
   대표: 정상진, 이사: 주희, 극장사업부 팀장: 박혜진


필자: 김문경
사진촬영: 허성
취재 및 인터뷰 일자: 2023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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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2012년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매즈 미켈슨)
2024-07-24조회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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