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미스 마르크스>(2020)의 수산나 니키아렐리 감독은 유머와 생동감이 넘치는 시대극을 선보인다. 우리는 이탈리아 성인 중 가장 온화하고 겸손했던 성 프란체스코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여성 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해 그의 사상을 따랐던 소녀 키아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모든 수녀가 수도원에 갇혀 살던 중세 시대에 키아라는 바깥세상을 알고자 하는 바람으로 동료들과 ‘여자는 수녀원에서 지내야 한다’는 종교적 규율에 반기를 든다. 감독에게 키아라는 수녀이기 이전에 권력과 폭력으로부터 동료를 구해내는 자유롭고 강한 인물이다. 영화는 놀랍게도 중세 뮤지컬로 탈바꿈하는데, TV 시리즈 『나의 눈부신 친구』의 스타 마르게리타 마추코의 재능이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그녀의 연기는 키아라를 수 세기에 걸쳐 용기와 자유의 메시지를 전해온 현대적이고 사랑스러운 인물로 거듭나게 한다. (서승희)
(출처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