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여자가 되고 싶은 ‘평범한’ 남자 이야기 시네마테크KOFA 2월 다시보기 <천하장사 마돈나> GV현장

by.민병현(한국영상자료원 경영기획부) 2011-03-16조회 2,980
천하장사마돈나

지난 2월 12일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의 “다시보기” 2월 상영작은 이해영・이해준 감독의 2006작 <천하장사 마돈나>였다. 상영 후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진행으로 이해영 감독과 배우 류덕환이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대화가 오랜 시간 이어져 행사 당일 모인 302명의 관객을 즐겁게 해주었다.

류덕환은 <천하장사 마돈나> 이후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관객들에게 ‘동구’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 이에 대해 류덕환은 “동구라는 캐릭터는 늘 배우 류덕환에게 붙어 있는 느낌이 든다.”며 “그만큼 이 캐릭터를 즐겁게 연기했고, 연기하는 내내 동구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여성성과 목소리, 그리고 같이 연기하는 사람들을 신경 썼다.”고 회고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아울러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을 보러 갔다. 오디션은 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아니라 ‘동구’와 감독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어 흥미로웠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과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캐스팅에 대한 일화를 밝혔다.

이해영 감독은 영화 이후 동구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화해로 마무리된다고 생각한 분이 많은데, 감독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영영 화해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가부장적 전통 하의 가족 관계라는 데 있다. 이해영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가부장적 전통 하에서 이들을 정상적인 관계로 위치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사회적 신념과 시스템이 붕괴되는 위험한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 따라서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적 사회의 모든 것을 전복시키고 뒤집어야만 동구의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구의 아버지처럼 ‘일반적인’ 기성세대에게 여자가 되고 싶은 아들을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도 폭력적이다. 따라서 동구가 중심이 된 전혀 새로운 가족 시스템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결말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관객과의 대화’는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홈페이지 내 ‘GV극장’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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