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Le notti bianche / White Nights)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백야
수입개봉명: 白夜(백야)
원제: Le notti bianche / White Nights
제작년도: 1957
제작사: Cinematografica Associati (CI.AS.), Intermondia Films Vides Cinematografica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 
출연진: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Marcello Mastroianni), 마리아 셀(Maria Schell), 장 마라이 (Jean Marais)
개봉극장: 국제극장 
개봉일: 1958.05.10.
 
전단지 특이사항: 전단지의 앞면 이미지는 눈내리는 밤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모습을 전체 마을을 배경으로 담아낸다.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메인 이미지 오른편에 마리아셀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뒷면 해설부분은 크게 해설과 줄거리, 감독 및 배우 설명으로 나뉘는데 해설의 경우 <백야>를 둘러싼 제작 일화와 수상이력 등이 설명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네오로맨티씨즘’이라고 명명하는 이 영화의 미학적 특징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줄거리: 소심한 성격의 마리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안개 낀 다리 위에서 한 여인(마리아 셀)을 보게된다. 울고 있었던 여인은 마리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는 그녀에게 빠지게 된다. 그녀는 이름이 나타리아이며 사랑했던 남자가 1년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떠났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게다가 1년이 지난 후 그 남자(장 마라이)는 돌아온 듯 한데 맹세를 지켰는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타리아는 마리오에게 그 남자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마리오는 편지를 찢어 운하에 버린다. 다음날 그 남자와 만날 생각에 기쁜 나타리아는 마리오와 함께 클럽에 가서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점점 사랑을 느낀 나타리아는 죄의식에 사로잡히고 마리오는 그녀를 힐난하지만 곧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둘은 사랑하기로 한다. 눈이 내리는 밤길을 걸으며 사랑이 이루어지는 듯 했지만 그 남자가 나타나고 나타리아는 그에게로 가버린다. 마리오는 다시 쓸쓸하게 길을 걸어간다. 

NOTE: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토예프스키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공간 배경을 이탈리아로 변경하고 이름 및 상황을 각색했다. 그러나 원작에 담긴 정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특히 치네시타 최대의 세트에 만들어진 운하와 거리의 흑백화면 속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몽상가의 정서를 유려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제프리 노엘 스미스에 의하면, 이 영화가 발표된 후 혹평을 받았는데 네오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스타일리스트로 넘어간 증거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음 작품으로 <로코와 그의 형제들>이 상영되면서 그러한 주장은 사라졌다. 하지만 이후 리얼리즘의 미학적 우위성을 주장하는 시각이 사라지면서 <백야>는 리얼리즘의 배신이라는 차원이 아닌 비스콘티의 이력에서 소소한 단막극처럼 다뤄지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영화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강박관념>으로부터 시작된 비스콘티의 자연주의적이고 사실주의적 경향과 더불어 그가 <벨라시마>와 <센소>에서 추구했던 스타일리스트적인 흐름에 있는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는 전적으로 세트에서 촬영되었고 인공적인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했다는 점에서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거나 환각적이고 비현실적인 주인공의 감성에 동조하도록 만든다. 
1950년대 후반기에는 유럽영화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빈번하게 수입되어서 한국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특히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에 열광했던 시네필들은 루키노 비스콘티의 이 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 시기 많은 유럽 영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자주 일어났는데 프랑스 영화들이 지나친 성애묘사나 자유로운 성의식 특히 여성에 대한 묘사로 인해 사회적 파란을 일으켰다면 이탈리아 영화들은 주로 감독들의 사상적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는 유명한 귀족가문 출신이지만 공산주의에 가담했었던 경험이 있었서 특히 문제가 되었다. <백야>는 1958년 5월 11일 국제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검열을 보류함으로 인해 상영하지 못한 채 휴관했다. 이 영화는 문교부 일차 검열서류에서는 통과했지만, 영화감독이 좌익이라고 해서 이탈리아 공사관에 문의 중이었다. 그런데 돌연 회보를 기다리지 않고 검열필증을 발부했고 수입업자는 영화를 국제극장에 제공했다. 이처럼 한바탕 해프닝이 있은 후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한 신문의 여담 기사에 의하면 해외공관에서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회신이 왔다고 한다. 1960년 <로마의 여성> 역시 원작자  알베르토 모라비아가 사회주의자라고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백야>는 1964년에 재상영을 신청했으나 반려되었다. 
                                                                                                                                     
이길성(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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