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온라인 영화제(종료)

2020-12-15 ~ 2020-12-22
한-러 온라인 영화제(종료)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이번 ‘한-러 온라인 영화제’는 전례없는 새로운 기획이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온라인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최신 러시아 영화들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덕택에 전국 어디에서든지 무료로 동시대 러시아 영화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같이 상영되는 한국 영화들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는 작품들이다. 말하자면 이번 행사를 통하여 관객들은 극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한국과 러시아의 비상업 영화들을 일주일 동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이번 영화제 프로그램에는 극적 재미와 예술적 완성도를 모두 추구하는 영화들을 선정하려 노력했다. 가능한 유사한 소재의 작품끼리 짝을 지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레토》와 《내가 사는 세상》은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빈폴》과 《히치하이크》는 두 여성의 연대와 정신적 성숙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동물학》과 《다영씨》는 외모로 인한 차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또한 《이혼합시다!》와 《어른도감》은 모두 가족 드라마이다. 물론 이러한 짝짓기는 어느 정도 자의적이다. 이 프로그램의 모든 작품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영화 미학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화 중 《빈폴》과 《레토》는 국내에서 정식 개봉이 되었고, 칸 영화제 수상작으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은 이번 영화제와 같은 기회가 아니라면 다시 보기 어렵다. 특히 발레리 토로프스키 감독의 《히프노시스》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통상 배급사들은 지명도 있는 감독 작품의 해외 최초 공개를 온라인으로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히프노시스》의 배급사는 한-러 수교 30주년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이 작품을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상영할 수 있도록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영화 《히프노시스》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발레리 토도로프스키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아무쪼록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의 문화교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에 많은 분들이 온라인상으로나마 방문하길 바란다. 이번 행사가 한국과 러시아 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앞으로 유사한 행사가 계속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 기획전 소개글 작성 및 작품 선정은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홍상우 교수님이 진행하셨습니다.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국영상자료원

※ <동물학>, <이혼합시다>, <히프노시스>는 동영상 플레이어 오른쪽 아래에 자막 Korean을 선택해주세요. 다만, 아이패드/아이폰 IOS 최신버전에서 한글자막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애플사에 오류 수정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맥OS 최신버전 카탈리나에서는 자막이 표시됩니다)


상영작품
  • 01. 레토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2018
    러시아 록음악의 아이콘이자 인기 밴드 키노의 리더 ‘빅토르 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80년대 후반 소련이 붕괴되기 전, 미래에 대한 냉소가 넘쳐나던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한다. 금기의 록음악을 열망하는 빅토르 최는 음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저항의 메시지를 선사하는 삶을 살았다. <레토>는 시대의 영웅 ‘빅토르 최’와 동료들의 젊음의 순간들을 영상으로 담아낸 음악 영화이면서 청춘 영화이기도 하다. 한국인 배우 유태오가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빅토르 최를 연기하였다. 제 71회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되었으며, 프랑스의 대표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발표한 ‘2018 올해의 영화 톱 10’에 선정되었다. 
  • 02. 내가 사는 세상 최창환, 2018
    민규는 DJ가 되기 위해 낮에는 퀵서비스 아르바이트를, 저녁에는 지인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 시은은 아티스트의 꿈을 안고 미술 학원에서 강사로 늦은 밤까지 일하며 일상을 유지한다. 민규는 공연 계약서를 요구했다가 공연에서 잘리고, 시은 역시 새로 들어온 강사에게 자리를 위협받는다. 흑백의 영상을 통해 부당한 노동환경에서도 서로를 버팀목 삼아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세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다.
  • 03. 빈폴 칸테미르 발라고프, 2019
    전쟁에서 살아남은 두 여인이 서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희망과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 1945년 레닌그라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힘겹게 살아간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이야’ 역시 뇌진탕 증후군으로 갑자기 온몸이 굳어 버리는 병을 견디며 사랑스러운 아들 ‘파슈카’와 소박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야’에게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고, 전쟁에서 지원병으로 일하던 둘도 없는 친구 ‘마샤’가 돌아오자 두 사람만이 알고 있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화이다. 제7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과 감독상 수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 26개 영화제 초청과 18개 부문 수상을 기록했다.
  • 04. 히치하이크 정희재, 2017
    열여섯 살 소녀 ‘정애’가 어려서 집을 나간 엄마를 찾아 나서다 친구의 친아빠로 의심되는 ‘현웅’을 만나 벌어지는 낯선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 ‘정애’는 아픈 아빠의 수술 때문에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엄마를 찾아야만 하고, 친구 ‘효정’은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함께 길을 떠난다. 영화는 힘든 현실 속에 처한 소녀들을 내버려두지 않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아 소녀들의 행보에 따스한 응원을 건네게 한다. 또한, 아픈 아빠도, 집을 나간 엄마도 아닌 친구의 친아빠로 의심되는 ‘현웅’에게 의지하고 싶은 상황에 대한 공감과 여운의 감정을 자아낸다.  
  • 05. 동물학 이반 I. 트베르도프스키, 2016
    볼품없는 외모에 자신감 없는 태도로 매일 동료들의 놀림감이 되는 중년 여성 나타샤는 어느 날 아침 엉덩이 뒤로 길게 자라난 꼬리를 발견한다. 병원에서도 딱히 이 기막힌 꼬리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엑스레이 촬영만 반복할 뿐이다. 그러던 중 엑스레이 촬영기사인 페챠가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고, 이제 꼬리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나타샤의 삶을 바꿔놓을 힘의 원천이 된다. 이반 I. 트레브도프스키의 두 번째 장편 <동물학>의 기이함은 단지 만화 같은 설정 때문만이 아니다. 얼핏 영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인생의 변화를 긍정한다는 메시지, 혹은 외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다름에 대한 정치적 올바름의 태도를 설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비판적 우화라기엔 목소리를 높이다 도로 입 닫는 식이고, 판타지 로맨스라기엔 어느 순간 지나치게 잔인하다. 그런데 이런 모호함 혹은 성김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동물학>을 매력적인 위반의 영화로 만들어준다. 마치 귀엽게 보기엔 너무 크고, 징그럽다기엔 자꾸 끌리는 그녀의 꼬리처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 06. 다영씨 고봉수, 2018
    몇 편의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고봉수 감독의 작품이다. 다영씨를 짝사랑하는 퀵서비스 기사 민재는 어느 날, 회사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다영의 모습을 보고 삼진물산 입사를 결심한다. 남몰래 다영을 도와주는 민재. 하지만 팀장은 민재도 도와줄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일'을 다영에게 맡기게 되고 다영은 해고 위기에 처한다. 대사 한 줄 찾아볼 수 없는 흑백 무성영화로 배우들의 표정 연기와 잔잔한 피아노 음악만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담아낸다. 
  • 07. 이혼합시다 안나 파마스, 2019
    성공한 의사 마샤는 자기 일에 전념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남편과의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미처 눈치 채지 못한다. 그녀의 인생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마샤는 직장에서는 긴급한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자식들에게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마샤는 피트니스 센터의 미녀에게 남편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마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새로운 삶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2019년도 러시아 키노타브르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 08. 어른도감 김인선, 2017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을 요란한 MSG를 첨가하지 않고 담백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경언이 생면부지의 삼촌 재민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철부지 삼촌과 일찍 철든 중학생은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법적 보호자와 보험금 상속자로 만나 의도치 않은 황당한 동거를 시작한다. 가족의 온기 속에 있어야 할 10대 소녀와 가정의 중심에 있어야 할 30대 남자, 그리고 타인에 대한 문을 굳게 닫은 40대 여자. 결코 어울릴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 만나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나아가는 성장의 서사를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 시간을 들인다는 건,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삶의 일부를 주는 거야.” 영화의 엔딩에서 재민의 대사를 통해 경언과 재민이 함께하는 시간은 결국 인간이 서로에게 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었음을 보여준다. 
  • 09. 히프노시스 발레리 토도로브스키, 2020
    러시아 중견 감독 발레리 토도로프스키의 신작으로 2020년도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번 온라인 영화제에서 해외 최초 공개로 상영된다. 아직 미성년인 미샤는 몽유병을 치료하기 위해 심리치료사 볼코프의 최면실을 방문한다. 이후 미샤는 최면술사의 최면에 빠져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볼코프의 환자 중 한 사람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된 후 미샤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환상과 실체가 구분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혹시 그 자신이 용의자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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