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틀에 박힌 경험 그 이상의 것과 마주하기 위한 실천의 산물이다. 영화는 늘 현실과 함께하면서 동시에 현실 너머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숨어 있는 갈등을 추적하고, 현실이 구성되는 방식에 질문을 던져 또 다른 삶을 구상하는 것. 그러한 시도들에서 현실은 실증적으로 분석해야 할 대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호기심과 질문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신비롭고, 매혹적이고, 불안한 대상에 가까웠다.
이번 ‘인디다큐 시간여행’은 현실을 넘어서는 다큐멘터리적인 실천과 상상을 경험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지배해 온 객관성의 신화는 잠시 제쳐두고, 다큐멘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나 언어화하기 힘든 대상에 접근하고 있음에 주목해보자. 이번 기획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에는 무의식 속에 웅크리고 있던 말들이 터져 나오고, 분열된 나의 모습 혹은 또 다른 나의 모습과 만나고, 다른 세계의 다른 존재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이처럼 초-현실과 맞닥뜨리는 다큐멘터리들은 현실이 단일하거나, 이상적이거나, 총체적일 것이라는 신화적 상상을 거부한다. 오히려 그것들은 현실에 틈을 내거나, 현실을 조각내거나, 현실을 녹여버리려고 한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서 불가능성의 세계를 상상할 때 현실이 새롭게 발견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적인 기록들을 만나보자.
※ 공동주최: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
※ <나와 인형놀이> 대담(김경묵 감독 x 이도훈 영화평론가):
https://youtu.be/yuPShFYgOvA
※ <완성된 몸> 대담(문소현 감독 x 정지혜 영화평론가):
https://youtu.be/_zjAY6EqSow
※ 인디다큐페스티발:
http://www.sidof.org
※ 본 상영은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며, 한국영상자료원 KMDb VOD 기획전을 통해 제한적 관람 가능합니다. 영상 다운로드는 불가하며, KMDb VOD를 통한 즐거운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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