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쓴 편지(Written on the Wind, 바람과 함께 지다)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바람에 쓴 편지
수입개봉명: 바람과 함께 지다
원제: Written on the Wind
제작년도: 1956
감독: 더글라스 서크(Douglas Sirk)
주연: 록 허드슨(Rock Hudson), 로렌 바콜(Lauren Bacall)
수입사: 세기영화주식회사
개봉극장: 시네마코리아
개봉일: 1957.03.14.

전단지 구성 및 특이사항: 홍보문구는 “사랑의 속사김도 거칠은 웃음도 날카로운 비명도 모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유니버설사가 1956년 말에 내놓은 최신 작품으로, 미국에서 시사 후 굉장한 찬사가 쏟아졌으며 미국 개봉 당시에 흥행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쓰고 있다. 주연인 록 허드슨은 그의 높은 지명도를 증명하듯 출연 배우 명단 가운데 그의 이름이 상대적으로 크게로 적혀 있다. ‘스타 메모’라는 항목을 두어 주연 배우에 관한 정보를 전하고 있는데, 그들의 출생연도와 학력, 영화배우 데뷔 경위, 가족 관계 등을 설명하는 문구와 함께 ‘신장 6척 4촌 체중 200폰드’(록 허드슨), ‘5척 6촌 체중 119폰드’(로렌 바콜)라며 신체 사이즈를 적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줄거리: 석유재벌 2세인 카일(로버트 스탁)은 무책임한 알콜중독자이다. 반면 그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미치(록 허드슨)는 가난한 농장주의 아들이지만 잘 생긴 외모에 능력도 갖추고 있다. 카일의 아버지인 석유회사 회장은 아들보다 오히려 미치를 더 신임한다. 어느 날 미치의 소개로 루시(로렌 바콜)을 만난 카일은 한눈에 사랑에 빠져 그녀와 결혼한다. 루시를 마음에 두었던 미치는 그 과정을 쓸쓸하게 바라본다. 카일의 여동생 메릴리(도로시 아론)는 어릴 때부터 미치를 짝사랑해왔지만, 냉정한 카일의 태도 때문에 괴로워하다 오빠 카일에게 미치와 루시가 연인 관계라고 말한다. 마침 루시가 카일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자 아내를 의심한 카일은 미치를 총으로 위협한다. 메릴리는 오빠를 말리려 몸싸움을 벌이고 그 와중에 카일은 총기 오발로 사망한다. 결국 미치는 카일의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고, 자신의 무죄를 밝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NOTE: 유니버설사의 1956년 작품이다. 세기영화사가 수입하여 1957년에 시네마코리아에서 개봉했다. 많은 외화들이 일본을 통과해서 수입되던 관례와는 다르게 직수입되었던 탓인지, 제작연도와 국내 개봉 연도 간의 간격이 짧은 편이다. 더글라스 서크 감독은 이 영화가 개봉되기 한해 전인 1956년에 <마음의 등불 Magnificent Obsession>(1954)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 이름을 알려놓은 상태였다. 록 허드슨과 제인 위먼을 주연으로 하는 <마음의 등불>은, 포스터에 ‘애정의 바이블’이라는 문구를 넣을 정도로 정통 멜로드라마였다.  
그러나 <바람과 함께 지다>는 전작과는 성격이 많이 달랐다. 연애담이 벌어질 듯한 포스터와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의 힘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록 허드슨이 연기한 미치는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이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카일과 메릴리의 불안정한 심리이다. 막대한 부를 소유한 집안의 자제이지만 두 사람의 내면에는 열등감과 자기혐오가 가득하며, 이러한 심리적 결함 때문에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다. 특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욕망하다가 결국 자기 파괴에 이르는 메릴리는 가진 자들의 심리적 공허와 정신병리를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릴리를 실감나게 연기한 도로시 아론은 1957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성: 오영숙(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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