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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한국영상자료원 채용면접 예상문제
2010년 초, 대학생활을 마친 뒤 곧장 구직 활동 대열에 합류하기 싫어 미적거릴 무렵 유일하게 지원서를 내본 곳이 한국영상자료원의 청년인턴 자리였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져야 마땅한 처지였건만, 이참에 면접용 양복이라도 하나 사두라는 계시였는지 면접에 불려가고 말았다. 가기는 가면서도 떨어지리라는 것쯤은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독립영화 데이터베이스 입력 작업을 한다는데 내가 독립영화에 대해 뭘 알아야지. 그래도 내용이야 어찌됐든 면접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돌이켜보면 그게 문제였다. 면접이라기보다 수다를 떤다는 기분에 취한 나는 마지막 질문, “더 할 말 있나요?” 앞에 냉큼 이렇게 말해 버렸던 것이다. “올해 〈메트로폴리스〉 완전복원판 상영계획 있나요?”
장렬한 백수 생활의 시작이었다. 상식적으로 내가 면접관이었어도 나를 떨어뜨렸겠다. 딱 봐도 이놈은 그냥 관객으로 놔두는 편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가. 그리고 후일담. 하여튼 당시 면접관께서는 친절하게도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라고 알려주셨다. 허나 그 해 10월, 〈메트로폴리스〉 완전복원판은 보란 듯이 시네마테크 KOFA 1관에 걸렸다. 물론 나도 보러 갔다. 한국 독립영화 데이터베이스 구축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독일산 무성 SF영화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역시 내가 옳았군. 나는 이곳의 미래를 꿰뚫어 보는 인재였던 거야.’
이상이 내가 2011년 초에 다시 한국영상자료원 인턴 채용에 지원하여 지난 1년 간 (역시나 시네마테크 프로그램과는 별 상관이 없는) 한국영화인 데이터베이스 보완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다. 스펙을 쌓고 면접 준비를 철저히 했느냐고? 아니, 그게 아니라 이번에는 “더 할 말 있나요?”라고 안 물어보시더라고. 이제 나 때문에 다음 면접 때는 그 질문 다시 나올 테니 지원자 분들께서는 답변을 준비해두시길.
* 2010년 면접 당시 〈메트로폴리스〉 완전복원판 상영 계획이 없다고 답해주신 분은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밍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는 분은 아니셨음을, 오늘도 불철주야 멋진 프로그램을 위해 노력하시는 시네마테크부 선생님들의 명예를 위해 밝혀두는 바입니다.
by.
홍지로(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