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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독립영화 감독들이 말하는 독립영화 현장 (2)
한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2011년 세 편의 장편을 개봉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바로 <소중한 날의 꿈>과 <마당을 나온 암탉>, 그리고 <돼지의 왕>이다. 세 작품은 자본의 규모도 상이하고, 다른 환경에서 제작되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독이 스튜디오의 대표라는 점이다. 이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감독이 스튜디오를 차리는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감독이 스튜디오를 운영해야 한다. 극영화의 경우는 제작사에서 감독에게 스태프를 꾸려준다. 그래서 제작사가 감독을 고용하는 형태가 되지만 오랫동안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 흥행작을 내본 적이 없기에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따로 그러한 제작사가 나서질 않는다. 이러한 면에서는 세 작품 다 독립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작업은 실사 영화보다 만드는 과정이 길다. 짧게는 1년 길게는 7년 동안 직장인처럼 출근해서 일하는 핵심 스태프에게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 스태프에게 작품을 위해 도와달라는 식으로 적은 개런티를 주며 만들 수가 없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스태프라도 3~4년을 도와줄 수는 없지 않은가.
나 또한 2005년부터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지금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스태프들을 계속 유지해야 하다 보니 외주 작업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세금계산서를 끊어줄 수 있어야 하기에 일단은 개인 사업자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국세청 홈텍스와 e텍스, e세로 등과 친해지게 되었다. 원천세가 어떻게 소득세와 지방세로 분류되는지, 부가세 신고 기간과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등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배워 가다보니 세무 지식은 늘고 정작 그림은 안 그리게 된다.
보통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프로덕션 과정에서는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오후 9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굉장히 예술적인 작업 과정을 기대하고 시작했건만 점점 더 ‘오늘은 뭐 먹지?’가 가장 고민인 직장인이 되어간다. 사무실에 밀착되어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만 간다. 일요일에도 딱히 다른 할 일이 없어서 사무실에 나온다. 여가를 선용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게 된다. 일요일에도 사무실에 나오니까 요일 관념이 약해진다. 수요일인지 금요일인지 토요일인지 똑같다.
시나리오 회의에서는 마법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논의한다. 마법 주문으로 뭘 사용할 것인지 정하고 인물이 할 수 있는 마법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논의한다. 지금 내가 진행하는 작품은 남자 주인공이 얼룩소이고 여자 주인공은 인공위성이다. 남자 주인공이 홀스타인 종 얼룩소인지 언제 되새김질을 할 것인지 어떤 풀을 좋아할지, 여자 주인공이 전기로 움직일지 액체 추진 연료로 움직일지를 놓고 격렬하게 토론한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카페에서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얼룩소와 마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자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진다. “우리 이상한 사람들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처음에는 그림을 배우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고 엑셀과 파워 포인터를 익히고 세무 지식을 익히고 같이 일할 스태프들과 작업 경험을 쌓고 관계를 유지하고 또 시나리오의 3장 구조에 대해 공부하고 한정된 예산과 인재, 시간 등을 매일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 완성까지 1년이 남았다. 애니메이션 트렌드는 3D 입체인데 그것도 배워야 하나 고민 중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힘들게 공부하기 싫어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많은 공부를 해야 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작품만 만들 수 있다면 뭐든 배울 테다.
by.
장형윤(애니메이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