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그 옛날, 우리의 판타지아②
디즈니 스튜디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내년이면 개봉 80주년을 맞는다. 공주와 왕자의 로맨틱한 사랑을 다루는 디즈니의 전형적인 방식이 시작된 작품이다. 그림 형제의 원작을 찾아본다면, 잔혹 동화가 왜 ‘잔혹’인지, 그리고 ‘디즈니 버전’이 어째서 때론 다행으로 여겨지는지 생각해볼 수도 있다.
백설공주는 이후의 다른 디즈니 공주들에 비해 동글동글 복스럽고, 머리카락은 흑발이며, 그나마 현실적인 체형을 지녔다. 낭만적 사랑 따윈 믿지 않더라도, 일곱 난쟁이 하나하나의 개성만 따라가도 매혹적이다. 마녀 왕비의 캐릭터도 탄탄하다. 백설공주와 난쟁이들이 오두막에서 한바탕 펼치는 춤과 노래는 여전히 경이로우며, 그림자를 통한 다양한 효과 표현은 애니메이션의 언어를 확장했다.
<겨울왕국>(2013)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 여아들의 공주 코스튬은 단연코 백설공주 드레스였다. 몇 년 후엔 다시 엘사 드레스를 밀어낼 것이 분명하다.
by.나호원(애니메이션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