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깅팀 이야기: 보는 재미가 쏠쏠한 비디오 자료들
한 편의 영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가 얼마나 많은 형태로 생산되는지 카탈로깅팀에서 일하기 전까진 미처 알지 못했다. 그중 ‘비디오 자료’를 첫 번째로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영화를 볼 수 있고, 이를 내려받아 소장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DVD나 블루레이 등 디스크 형태로 제작된 작품을 감상하길 원한다.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도서관에 방문하면 볼 수 있는 DVD와 블루레이는 우선 카탈로깅팀에서 재생에 문제가 없는지 검수하고 해당 자료를 보존 또는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한국영상자료원 아카이브 관리시스템’(이하 ‘AMS’)에 입력한 뒤 활용용으로 구분한 자료다.
AMS에 입력하는 정보는 대략 제조사, 제조국가, 제조연도, 언어, 자막, 상영시간 등이 되겠다. 다만 여기서 영화 본편은 동일한 것을 담고 있을지라도 제조사, 제조연도 등에 따라 부가 영상(삭제 장면, 인터뷰 등)이나 부록(포스터, 콘티북 등)은 물론 화질까지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AMS에서는 이를 모두 다른 것으로 구분해 등록, 관리하고 있다.
비디오 자료의 또 다른 형태로는 테이프가 있는데 ‘비디오 대여점’에 얽힌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VHS부터 영화제작 당시 현장에서 찍은 수많은 메이킹 DV까지 다양한 규격의 테이프 자료가 모두 카탈로깅 작업 대상이며 대부분 보존용으로 구분된다.
테이프는 디스크에 비해 재생 시간이나 내용 등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조금 더 까다로운 편이다. 검수를 위해 각각의 테이프 규격에 따른 플레이어 세팅부터 시작해 테이프를 처음으로 또 끝으로 돌려 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때로는 테이프에 표기된 정보와 전혀 다른 내용이 확인되는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자료를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카탈로거일까. 특히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를 기록한 현장 메이킹 테이프들은 당시의 제작 환경을 생생하게 보여줘 개인적으로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책상에는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부터 내용 확인이 필요한 이름 없는 테이프까지 다양한 자료가 쌓여 있다. 여기까지 ‘비디오 자료’ 이야기를 마치고 카탈로깅 작업을 계속 하려 한다.
by.고태경(한국영상자료원 카탈로깅팀 인쇄물 카탈로깅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