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SNS 기반 콘텐츠 제작사 '알려줌': 줄거리 요약 넘어 심층 정보 전달하는 창
정보는 크게 적합도(Target)와 소비시간(Time)에 따라 ‘심층 정보’와 ‘피상 정보’로 분류할 수 있다. 심층 정보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논문’으로, 논문에는 유저가 알고 싶어 하는 신뢰도 높은 정보가 깊이 있게 담겨 있지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반면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으로 대표되는 피상 정보는 매우 빠르게 유저를 이해시킬 수 있는 만큼 소비 시간이 짧지만, 대신 수박 겉핥기식 정보가 많고 신뢰성이 담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흘러도 재사용할 수 있는 지식, 정보 콘텐츠
대중문화 동향 및 관련 담론을 전달하는 미디어 채널 ‘알려줌’은 위와 같은 심층 정보와 피상 정보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유머 목적의 1회성 스낵 콘텐츠를 지양하고, 시간이 흘러도 재사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논문처럼 깊이 있고 믿을 만한 정보를 블로그 포스팅처럼 유저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약 정보’ 콘텐츠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알려줌은 ‘줄거리 알려줌’(영화, 드라마 소개), ‘아이돌 알려줌’ ‘알려줌 마케팅하우’ 등 여러 서브 도메인을 통해 영화와 여러 대중문화 정보를 전하고 있다.
한편 최근 요약 정보의 생산과 파급력 있는 배포는 온라인 플랫폼의 발전 및 그에 따른 콘텐츠 형태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과 함께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자, 유저들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좋아요 누르기, 태깅하기, 공유하기, 댓글 달기 등)에 적합한 요약 정보형 콘텐츠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로 제공되는 요약 정보의 경우 직관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한 점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동영상 우선 정책(Video Only)으로 빠른 속도로 대중적인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과거 활자 시대(2000년대 초반까지)의 영화담론가(비평가 또는 기자)에 대한 대중적 신뢰는 지면 매체에 대한 공신력으로부터 기인했다고 본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2010년대)에 이르러 매체 공신력뿐만 아니라 활자 매체 자체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공신력을 갖춘 신예 영화담론가가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현재 대중이 신뢰하는 기성 영화담론가들은 모두 활자 시대에 명성을 얻은 이들이다.
매력적인 동영상 콘텐츠 만들기
문제는 이들 기성 영화담론가들이 어느덧 생물학적으로 40~50대에 접어들었으며, 이는 소위 ‘포스트-밀레니얼 세대’(post-millennials: 2000년대 초 이후 출생자)를 대변할 만한 영화담론을 생산하기 어려워졌음을 뜻하기도 한다. 게다가 포스트-밀레니얼 세대는 글(text)보다 동영상이 친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는 기성 영화담론가는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반면에 포스트-밀레니얼 세대인 신예 영화담론가들은 매체 공신력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이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와 신뢰를 쌓으며 이를 통해 명성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신규 매체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기성 혹은 신예 영화담론가들과 협업해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이들의 역할이 아닐까? 그렇다면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란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 우리는 동영상 콘텐츠의 매력을 요약 정보에서 찾게 되었고, 이는 기존의 활자 매체가 생산한 심층 정보가 동영상 기반의 요약 정보 형태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란 상황 인식에 근거한 것이었다.
‘줄거리 알려줌’을 비롯한 ‘알려줌 팬질’의 콘텐츠는 이 같은 이유로 동영상 포맷을 중심으로 한 요약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터뷰 등 실사 촬영 위주의 영상이 아닌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2D 애니메이션 중심의 콘텐츠로 제작 방향을 한정했다. 인포니메이션(인포그래픽+애니메이션) 방식이 요약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는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 채널 및 네이버 포스트, 옥수수 등 다양한 모바일 채널을 통해 일종의 동영상 웹진 형태로 소개된다.
온라인 환경은 꾸준히 변화를 거듭할 것이고, 그에 따라 콘텐츠 시장, 나아가 영화담론 및 문화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다. 모쪼록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by.박우성((주)알려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