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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과 성룡 영화의 추억
장장 열흘, 어마어마하게 길었던 추석 연휴가 드디어 지나갔다. 2017년에 버금갈 황금 연휴는 이제 8년 뒤에나 찾아온단다. 요즘에야 해외여행이 연휴를 보내는 가장 큰 관심사지만 여전히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중고등학교 시절, 명절에 외가에 가면 사촌오빠들과 함께 성룡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차례 다음의 중요 행사였다.
아마도 설이고 피카디리였던 것 같다. 성룡과 알란 탐의 콤비 플레이가 멋지던 <용형호제 龍兄虎弟, Armour of God>(성룡, 1986)를 비롯해 <프로젝트A Project A>(성룡, 1983) 시리즈, <폴리스 스토리 警察故事, Police Story>(성룡, 1985) 시리즈, <러시아워 Rush Hour>(브렛 래트너, 1998) 시리즈 등 유쾌 상쾌 통쾌한 성룡 영화는 명절과 더할 나위 없이 딱 맞는 선택이었다. 그중에서도 <쾌찬차 快餐車, Wheels on Meals>(홍금보, 1984)는 우리 동네 재개봉관이던 대지극장이 개봉관으로 새 단장을 한 뒤 상영한 첫 작품이다.(1980년대 말에서 1990년초 홍콩 누아르 전성기를 함께했던 화양, 명화, 대지의 바로 그 대지극장이다.)
20대 중반까지 세상 재미없는 모범생이던 나는 동네극장에서의 작은 일탈조차 꿈꾸지 못한 고지식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영화 보기를 좋아했으나 재개봉관은 차마 가서는 안 될 불량한(?) 공간으로 인식한 당시, 중학생이 될 때까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이던 대지극장은 가본 적이 없었다. 그곳은 마치 금단의 열매를 머금은 유혹의 공간이었다고 할까. 가슴 두근거리며 당당히 들어간 ‘개봉관 대지극장’은 새하얀 의자 시트가 빛나는 곳이었지만 시내 개봉관들처럼 붐비지 않고 한산했다. <쾌찬차>는 내가 극장에서 본 첫 번째 성룡 영화이기도 하다. 스페인의 거리를 스케이트보드와 아크로바틱한 액션으로 누비던 성룡과 원표 그리고 홍금보까지. 영화를 보며 너무 재미있어서 제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그만큼의 재미를 느끼며 영화를 본 건 <인디아나 존스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스티븐 스필버그, 1984)와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크리스토퍼 놀란, 2008) 정도가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 그때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영화를 보았다. 그 원초적이고 강렬한 시간의 매혹. 영화가 업(業)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를 만든 추억 어린 기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환기의 기억이기도 하다. 일이라는 냉정과 영화라는 열정 사이에서 지금의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by.
이지혜(영화사 찬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