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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친숙해지는 흥미로운 경험
한국영화박물관은 2008년 개관 이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대상은 주로 어린이, 청소년을 포함한 학생들. 아무래도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대상이라 그 수요가 제법 많은 듯하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영화박물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박물관 상설 체험 프로그램과 여름방학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상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현재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한국영화 역사여행’이 진행 중이다. 중·고등학교 학급이나 동아리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이 프로그램에서 전자는 영화제작 체험을 좀 더 중점에 두고, 후자는 박물관 전시 체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1학기의 경우 4~7월, 2학기의 경우 9~12월 사이에 운영된다.
여름방학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웃나라 문화를 배우며 영화를 만드는 ‘이웃나라 이야기’와 영화제작 그 자체에 중점을 둔 ‘어린이 영화 아카데미’가 있다. ‘이웃나라 이야기’는 2014년 몽골, 2015년 필리핀, 2016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는 베트남 문화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베트남 원어민 선생님과 같이 베트남 문화를 놀이 위주로 체험해보고, 베트남과 관련된 영화를 한 편 제작해본다. ‘어린이 영화아카데미’는 말 그대로 영화의 제작과정, 스태프의 역할, 촬영 장비의 사용법 등 영화제작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먼저 배운 후, 아이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어보는 제작 프로그램이다. 팀당 10명씩 총 3팀으로 진행되며, 직접 만들어본 영화는 ‘이웃나라 이야기’의 영화와 함께 시네마테크 KOFA 2관에서 상영회를 진행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연계해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2개 프로그램을 중학생과 고등학생 2팀으로, 팀당 15명씩 나누어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상반기 ‘영화약국 마음처방전’과 하반기 ‘두근두근 영화제작소’를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14회차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호응도가 제일 높다. 기본적으로 두 프로그램 모두 영화를 직접 제작해보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데 ‘영화약국 마음처방전’의 경우, 영화를 통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두근두근 영화제작소’는 무성영화와 발성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체험해봄으로써 영화의 기술적 발전에 따른 표현 방식의 차이를 영화제작을 통해 이해해보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도 상영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상영회에는 참가 학생들과 가족 또는 친구들이 초대된다. 이 자리에서는 영화 상영뿐 아니라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수료증이 수여된다. 상영회는 참가 학생들이 제일 만족해하는 과정 중 하나다. 학생 본인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멀티플렉스 못지않은 큰 스크린에서 관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또 영화제작의 마지막 과정이자 가장 중요한 상영을 통해 영화제작의 전 과정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상영회의 가장 큰 교육적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화지식의 전달, 혹은 기관의 홍보도 물론 포함되지만, 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어서도 한국영화박물관, 더 나아가 한국영상자료원이라는 장소를 한결 친근하고 익숙한 장소로 인식하고 계속 찾을 수 있게끔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목적이다.
7월 22일 상반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인 ‘영화약국 마음처방전’ 상영회가 열렸다. 상영회 당일 반가운 얼굴을 많이 마주했는데 2016년 ‘영화약국 마음처방전’ 참가 학생들이 바로 그들이다. 자신, 혹은 친구나 지인들이 만든 영화가 아님에도 상영회에 참석해 선생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올해 참여한 학생들의 영화에 호응해주었다. 상영회가 끝난 후 내년 상영회 때 다시 보자며 작별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로 한국영화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이 가진 순기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by.
최승환(한국영화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