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투캅스>(강우석, 1993)
안성기 배우는 <투캅스>에서 귀여운 부패경찰 조형사를 연기한다. 사건보다는 ‘돈 되는 건수’를 찾아서 환락가를 누비는 그는 뜻밖에도 신실한 ‘집사’다. 밥 먹듯 죄를 범하며 살아가는 그가 교회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장면은 많은 관객이 지금도 손에 꼽는 장면이다. 능청스러운 그 연기에 스태프들도 웃음을 참지 못해 촬영이 어려울 정도였다.
후반부에 안성기 배우는 또 한 번 명연기를 보여준다. 파트너 강 형사가 건달들과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 것. 울며 겨자 먹기로 거래에 동참하게 된 조 형사는 결전의 날을 앞두고 ‘주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데, 기도 중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고 “아, 아니에요!” 하며 짜증 내는 장면은 지금 봐도 압권이다. 어떤 장면은 연출자의 의도보다 배우의 노련함에 기대기도 한다. 코미디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요절 복통할 수밖에 없는 이 명장면이 탄생한 것은 안성기 배우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by.강우석(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