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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억하는 그녀의 목소리
<청실홍실>의 스타 성우
김소원(1935~)은 많은 이에게 지적이고 인자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성우 출신 배우다. 김소원의 연기 인생은 1954년 공채 성우 1기로 들어간 서울중앙방송국(KBS 라디오)에서 시작됐다. 김소원은 우연히 방송극 연구원을 모집한다는 라디오 광고를 듣고 그저 방송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지원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채였다.
200명에 가까운 지원자 중에서 20명이 최종 선발됐다. 그들은 대략 석 달간 마이크 사용법을 비롯해 발음과 대본 낭독 등의 연수를 받았다. 김소원은 ‘방송극 연구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
가며 재미를 느꼈지만, 막상 연수가 끝난 다음 신인에게 주어지는 일은 많지 않았다.
방송국 동기들은 아침에 출근해 그날 프로그램 출연진 명단에 자신들의 이름이 있는지 확인하고, 근처 다방 등에 모이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그들은 자신들을 ‘소리 성(聲)’에 ‘벗 우(友)’ 자를 써서 ‘성우(聲友)’라 부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1958년 10월 ‘성우회’ 발족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성우(聲友)’라는 표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새 ‘우’ 자가 ‘배우 우(優)’ 자로 바뀌었더란다.
성우 김소원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프로그램은 라디오 드라마 <청실홍실>(조남사 작, 이경재 연출, KBS 30부작, 1956~1957)이었다. 광복 이후 첫 본격 연속 드라마로 평가받는 <청실홍실>에서 김소원은 주인공 신애자 역을 맡았다. ‘김소원’이라는 예명을 지어준 조남사의 신인 캐스팅 의지 덕분이었다. 김소원은 이후 약 20년 동안 라디오 드라마를 비롯해, 국내외 문학 작품 낭독 프로그램, 대담 프로그램, 퀴즈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라디오 방송 활동을 계속했다.
영화와 TV를 만나다
김소원은 라디오 방송보다 출연료가 10~20배 많았던 영화 더빙을 1970년대 초까지 병행했다. 당시 성우 대부분이 영화 더빙을 했으니, 자신도 신인 성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선배와 동료들과 함께 단역 더빙부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김소원은 차분한 연기 톤이 필요한 조연급 더빙을 주로 맡았다.
각각의 영화나 배역에 대한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오랜 기간 수많은 작품을 한 데다 끊어놓은 필름을 보면서 맡은 역할의 목소리만 녹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로 리메이크된 <청실홍실>(정일택, 1957) 더빙에 라디오 드라마 성우들이 그대로 참여한 기억과 영화배우로 출연한 <로맨스빠빠>(신상옥, 1960)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다.
당시 많은 성우가 그랬듯, 김소원은 연극 활동도 병행했다. 제작극회와 산하에서 주연배우로 활동한 김소원은 연습 기간이 길고, 다른 일과 병행하기도 어려워 연극을 오래할 수 없었다며 약 10년만에 포기한 연극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소원은 해설로 참여한 1972년 MBC 일일 드라마 <아다다>(이철향 작, 유흥렬 연출)를 시작으로 활동 무대를 점차 TV로 옮겨갔다. 처음 출연한 TV 드라마 <해바라기>(김정숙·김항명 작, 박철 연출, KBS 80부작, 1974)부터 마지막 드라마인 <한강수타령>(김정수 작, 최종수 연출, MBC 51부작, 2004)까지, 약 30년 동안 지적이고 인자한 어머님, 사모님, 여사님, 마님 역할을 주로 연기했다. 그리고 다시 라디오로 돌아가 2010년경까지 <KBS 무대>에 출연했다.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김소원은 “고향으로 돌아가 활동을 마무리했다.”
2016년 주제사 구술 채록을 위해 만난 김소원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매체에서 바쁘게 살아온 배우이자 생활인이었다. 그리고 차분한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맞지 않는 역할이나 악역은 일부러 피했다면서, 연기 변신을 추구하는 연기자로서의 욕심은 없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하는, 자신만의 색깔을 사랑한 예술인이었다. 구술자의 기억이 많이 흐려져 출연 작품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라디오와 영화, 연극, TV를 넘나들며 함께 일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부터 작업 현장의 시대별 변화 양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멋진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by.
송영애(한국영화사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