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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영화천국」이라는 잡지의 이름을 보며 27년 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인공 토토가 성인이 된 뒤에도 어린 시절의 영화적 경험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듯, 우리 모두 자신만의 영화 경험을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1895년 탄생한 영화는 이렇게 120년간 우리의 가장 친근한 오락거리인 동시에 시대와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 삶을 투영하는 거울이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 모든 영화와 영화를 통해 체험한 기억과 경험이 모인 집합소입니다. 그렇기에 영상자료원은 영화필름의 천국인 동시에 영화팬들의, 영화연구자들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 한국영화 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영상자료원의 위상 역시 한층 높아졌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유실된 우리 영화들이 국내외에서 대거 발굴되었고 자료 보존・관리를 위한 선진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전시 및 상영 프로그램 다양화와 디지털 환경에서의 한국영화 관람 플랫폼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시네마테크 문화를 선도해왔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영상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영상자료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지금, 영상자료원장이라는 직분을 맡게 되어 설렘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41년의 역사를 가진 영상자료원이 정부와 영화계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임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통해 오늘날에 이르렀듯, 저 역시 임기 중 영상자료원에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문화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전심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앞으로도 계속 영상자료원을 통해 진정한 ‘영화천국’을 즐기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 확충하겠습니다.
영상자료원이 최선의 역할을 해낼 때, 한국의 영화 문화는 한결 깊어지고 넓어지고 또 풍요로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by.
류재림(한국영상자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