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로고
통합검색
검색
상세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고객서비스
ENG
업데이트
검색
DB
영화글
VOD
컬렉션
업데이트
영화글
기관지
DB
DB 서브
상세검색
작품 DB
인명 DB
소장자료
리스트
영화제
영화글
영화글 서브
연재
한국영화의 퀴어한 허구들
비평, 안녕하십니까
그때의 내가 만났던
명탐정 KOFA: 컬렉션을 파헤치다
사사로운영화리스트
세계영화사의 순간들
임권택X102
기획
칼럼
한국영화 NOW : 영화 공간 아카이빙 프로젝트
종료연재
기관지
VOD
VOD 서브
VOD 이용안내
가이드
VOD 기획전
전체보기
영화
영화인다큐
컬렉션
고객서비스
고객서비스 서브
KMDB 이용안내
온라인 민원
1:1문의
영화인등록
FAQ
오픈API안내
이용안내
파일데이터
Open API
공지사항
로그인
마이페이지
GNB닫기
DB
영화글
VOD
컬렉션
고객서비스
기관지
연재
기획
종료연재
기관지
이전
1392
필자의 글 입니다.
전체게시물(
6
)
일본영화사 퍼즐의 한 조각을 채우다
교토와 영화
일본의 영화사는 교토에서 시작한다. 18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수입된 영화가 일본에서 최초로, 교토에서 가장 번화가인 시조가와라마치에 있는 교토전등회사 정원에서 상영된 것이다. 1926년에는 교토 우즈마사(太秦)에 영화배우인 반도 쓰마사부로(阪東妻三郎)가 반쓰(阪妻) 프로덕션을 세우고 촬영소를 짓는다. 1951년 4월 1일, 도요코(東横) 영화사, 오이즈미(太泉) 영화사, 도쿄영화 배급사가 합병해 도에이(東映)가 설립되면서, 이 스튜디오도 도에이 교토촬영소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것이 현존하는 도에이교토로, 현재는 촬영소를 중심으로 하는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1954년 도에이는 영화업계 배급 수입 순위 1위에 올랐고, 당시 교토촬영소에서 제작한 영화 편수는 연간 64작품에 달했으니, 1주일에 1편 이상의 새로운 시대극이 제작된 셈이다. 교토라는 도시는 그야말로 일본영화사의 한 축으로, 일본 시대극의 전성기를 이끈 공간이다.
영화사 퍼즐의 한 조각, 장난감영화
현재는 두 개의 스튜디오밖에 남아 있지 않은 교토에, 2015년 5월 18일, 작은 영화 박물관이 하나 생겼다. 박물관의 이름은 장난감영화 박물관. 이 박물관의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되면 우선 장난감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한자를 그대로 읽어서 번역한 완구영화(玩具映畵)라는 단어는 후술할 내용과는 거리가 있기에 이 영화를 장난감영화라 칭하기로 한다.
이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장난감영화라는 것은, 8mm나 16mm와 같은 소형영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실제로 극장에서 상영된 것과 동일한 35mm 영화로, 극영화의 일부분 혹은 재편집되어 가정용으로 판매된 필름을 지칭한다. 장난감영화 필름은 대체로 1~3분 정도로 짧으며, 일본의 다이쇼(大正, 1912~1926)에서 쇼와(昭和, 1927~1989) 초기의 풍속과 풍물을 담고 있다.
오타 요네오(太田米男) 전 오사카예술대학 교수는 교토영화예술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오랜 기간 영화 연구와 교토영화제 활동을 해오다가, 2015년 5월 이 장난감영화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박물관에서는 프리-시네마의 역사를 보여주는 광학장난감, 사진, 매직 랜턴 등을 비롯해 20세기 초 일반 가정에서 즐기던 활동사진의 수동식 장난감 영사기와 영상을 전시한다. 수동식 영사기는 주로 독일과 영국에서 들여왔는데, 영사기가 수입되었을 때 극장용 영사기뿐 아니라 일반 가정용 활동사진기도 함께 들어왔다. 다이쇼 시대에는 독일제 수동식 영사기가 상류층 가정의 고급 오락기계였지만, 쇼와 시대로 오면서 일반 가정에도 일본제 양철 영사기가 보급되었다. 일본영화사에서는 다이쇼 말 토키영화의 시작에서부터 전시기(戰時期) 쇼와 10년경까지의 시기를 일본영화 1차 황금기로 보는데, 바로 이때가 장난감영사기가 대중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대중문학과 신극, 유행가가 유행했던 당시, 가족 단위로 즐기는 장난감영화(가정 극장)는 당시로서는 매우 현대적인 것이었다. 전시(戰時)에는 공적 오락이 인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전후에도 가정에서 영화를 즐기는 습관은 계속되었다. 마침내 1950년대 중반, TV가 보급되면서 장난감영화는 완전히 사라진다. 그러나 일본 각지의 어딘가에는 영사기와 필름이 남아 있었다.
이 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2001년 교토영화제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영화제에서는 반도 쓰마사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반쓰(阪妻) 장난감영화 모음>을 상영한 바 있다. 일본 각지의 누군가의 집에 숨어 있던 반도의 짧은 필름들을 수소문해 모아, 필름 현상소인 ‘이마지카’에서 영상을 복원해 상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상영과 더불어 영화제에서는 쇼와 초기 가정집을 세트로 만들어 장난감영사기를 전시하고 장난감영화의 시연도 진행했다. 당시 이 전시와 상영은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반쓰 장난감영화 모음>은 비록 짧은 영상이지만 배우인 반도 쓰마사부로의 다양한 변형 동작을 보여주고 1920년대 당시 찬바라 영화(칼싸움 영화, 시대극)의 수준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2004년 교토영화제의 메인 테마였던 찬바라 영화도 2001년의 성과에서 이어진 것이었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이 행사를 통해 그동안 일부 수집가와 애호가들의 취미에 불과했던 장난감영화 필름이 주목받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소실되었던 영상 작품의 단편을 복원한 만큼, 영화사적 의의도 높이 평가됐다. 영화사의 퍼즐 조각 하나를 맞춘 셈이다.
수동 영사기를 돌리는 21세기의 경험
장난감영화 박물관은 교토 나가쿄쿠(中京区)의 한 오래된 세탁공장을 개조한 목조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좁은 공간 탓에 수동식 활동사진 영사기들은 진열대에 빽빽이 들어가 있고, 아직 영사기에 대한 설명서조차 붙어 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 박물관 안에서는 1920년대 수동식 양철 활동사진기를 직접 돌려볼 수 있다. 작은 필름을 직접 영사기에 걸고 손잡이를 돌리면 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오고 필름의 그림이 조그맣게 나타난다. 비어 있는 필름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 필름을 영사기에 걸어 돌려볼 수도 있다. 어른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장난감들이 눈앞에 그리고 손 앞에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복원된 <반쓰(阪妻) 장난감영화 모음>도 장난감영화 박물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오타 요네오 씨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매달 강연 혹은 무성영화 상연 및 변사 공연 등의 행사도 진행된다. 장난감영화 박물관은 영화 도시를 추억하는 교토에서 21세기의 색다른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 입장료는 500엔, 월요일은 휴관. 박물관의 웹사이트는 http://toyfilm-museum.jp.
by.
김수현(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