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포터즈 4인이 본 영상자료원 창립 40주년 기념 영화제 ④
언제나 시각적인 효과의 발전은 모든 관객에게 새로운 관심과 흥미를 주는 것 같다. 3D부터 아이맥스, 4D까지 상영 포맷도 진화하고 있다. 이번 한국영상자료원의 창립 40주년 영화제에서 나는 3D 영화 2편을 관람했다. 피터 그리너웨이, 장 뤽 고다르, 에드가 페라의 <3×3D>(2013)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2011년작 <휴고>다. 이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나니 두 영화의 관점과 소재는 분명 반대 방향인데, 결국 같은 고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X3D>는 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래머가 이야기했듯 관람하기가 쉽지 않은 영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영화가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3D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너무 강렬하고 화려한 볼거리가 반복되다보면 눈이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앞으로 3D 기술은 분명 더욱 좋아질 것이고,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작가들의 욕구는 제작 방식과 스크린에서 더욱 발전적인 형태로 표현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다 사실적이고 실감 나는, 그래서 현실과 가까워지는 3D보다는 우리의 환상 속 이미지가 구현되는 수준에서 3D 기술이, 그리고 3D 영화의 상영이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굳이 우리가 영화 속에서 현실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시네사피언스가 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에 반해 <휴고>는 동화적인 스토리 등 많은 설정이 우리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역시 3D 효과가 멋있어!”라는 감상평보다 나의 근본적인 사랑을 찾아가게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특히 <휴고>가 <3X3D>와 다른 점은 두 편 모두 3D 기술을 사용했지만 <휴고>는 그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부각하지 않고, 흥미 요소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3D라는 기술을 하나의 장치로 집중했기에 관람하면서 눈이 피곤하거나 머리가 어지워러지는, 3D 영화를 보고 난 뒤의 후유증을 덜 느끼면서 파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영상자료원 40주년 기념 영화제를 통해 꽤 많은 고전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영화제에 상영된 많은 영화를 보면서 내가 그동안 무감각해져 잊고 있었던, 하지만 마음 깊숙이 간직해온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3D영화는 영화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고전, 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에서,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하는 풍경. 이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영화를 공유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미래를 바라보는 진풍경이었다. 그렇게 영화는 세대 간의, 남녀 간의, 취향 간의 장벽을 모두 허물어준다. 이는 영상자료원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점이 아닐까 한다.
by.김형빈(한국영상자료원 온라인 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