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선]한국영화 베스트 10, <별들의 고향>(이장호, 1974)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으로 1974년 개봉 당시 4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당시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신 체제라는 삼엄하고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청년문화’가 한국영화의 장에 이식되어 그 꽃을 피운 순간이다.
청년문화는 산업화, 도시화, 그리고 근대화로 인한 대학생 인구의 급증과 ‘통블생(통기타, 블루진, 생맥주)’으로 대변되는 서구 대중문화의 유입을 배경으로 발흥했다. 청년문화의 상징적 인물인 최인호의 메가 히트 신문 연재소설을 원작으로 한 <별들의 고향>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영상과 대중소설의 통속적 감수성에 힘입어 젊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제 입술은 작은 술잔이에요.”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아저씨, 추워요, 안아줘요.” 같은 명대사가 유행했으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 소녀가 울고 있네’ 등 이장희가 작곡한 OST 넘버들 역시 크게 히트했다.
후에 <별들의 고향>은 <영자의 전성시대>와 <겨울여자>의 연속적 흥행 성공에 힘입어 호스티스 멜로드라마로 명명되었다. ‘경아 신드롬’을 일으킨 여주인공 경아는 영자, 이화와 더불어 197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별들의 고향>은 나름대로의 변천을 겪으며 1980년대까지 지배적 장르로 군림한 호스티스 멜로드라마의 전범이 되었다.
by.권은선(중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