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로고
통합검색
검색
상세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고객서비스
ENG
업데이트
검색
DB
영화글
VOD
컬렉션
업데이트
영화글
기관지
DB
DB 서브
상세검색
작품 DB
인명 DB
소장자료
리스트
영화제
영화글
영화글 서브
연재
한국영화의 퀴어한 허구들
비평, 안녕하십니까
그때의 내가 만났던
명탐정 KOFA: 컬렉션을 파헤치다
사사로운영화리스트
세계영화사의 순간들
임권택X102
기획
칼럼
한국영화 NOW : 영화 공간 아카이빙 프로젝트
종료연재
기관지
VOD
VOD 서브
VOD 이용안내
가이드
VOD 기획전
전체보기
영화
영화인다큐
컬렉션
고객서비스
고객서비스 서브
KMDB 이용안내
온라인 민원
1:1문의
영화인등록
FAQ
오픈API안내
이용안내
파일데이터
Open API
공지사항
로그인
마이페이지
GNB닫기
DB
영화글
VOD
컬렉션
고객서비스
기관지
연재
기획
종료연재
기관지
이전
1300
필자의 글 입니다.
전체게시물(
9
)
해외 영상자료 수집,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운
필자가 어릴 때 가졌던 수많은 꿈 중 하나는 고고학자였다. 트로이를 발견한 슐리만의 전기를 읽은 후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고대 유물을 발견하고 싶었고,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본 뒤에는 지구 곳곳을 돌며 모험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해 영상자료원에 입사해 해외자료 수집 업무를 시작하면서 어린 시절 꾸었던 꿈에 한발 다가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어마어마한 부를 축척한 슐리만과 전 세계에 정보원을 두고 자기 좋을 대로 어디든 출동할 수 있는 인디아나 존스와 달리, 한정된 예산과 인력, 그리고 형식과 절차가 중요한 공공기관의 특수성은 자유로운 해외 수집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마다 해외에서 수집하는 극영화와 한국 관련 기록 영상자료의 양은 늘어만 가니, 수집부원들은 전부 초능력자가 돼가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한 설득 끝에 돌아온 한•홍 합작영화
필자는 입사한 지 고작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햇병아리라 여전히 업무가 익숙하지 않고, 혹시 나로 인해 오랜 노력과 연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해외 수집의 맥이 끊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내심 해외 어딘가에서 우리나라에 남아 있지 않은 필름을 극적으로 발굴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홍콩은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국가다. 홍콩 무협 영화가 한창 부흥하던 시절, 한국에서는 한국영화 쿼터를 채우고 한편으로는 홍콩의 우수한 영화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합작 영화를 많이 제작했다. 그 때문에 현재 국내에 남아 있지 않은 한•홍합작 영화들이 홍콩에 남아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영상자료원은 몇 년 전부터 홍콩필름아카이브와의 지속적으로 교류해 신뢰를 얻어낸 끝에 지난 2012년 한 해에 홍콩에서만 11편의 한국 극영화를 수집해 올 수 있었다. 수집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해외 수집에서도 해당 국가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장 기관이나 소장자를 안다 해도 반드시 그들이 협조해준다는 보장이 없고,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곳에서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확인 절차를 갖는 데 어려운 상황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잡한 법적 절차를 들어 활용을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쉽게 해결된다 해도 자신들이 가진 영화 자료를 국외로 반출하는 것은 어느 국가, 어느 기관이든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설득하고 영상자료원에 대해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명을 밝힐 수 없지만 2012년 가장 극적인 성과 역시 이러한 지난한 설득과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이 자료는 홍콩에서 소장자가 몇 년이나 자료에 대한 확인조차 거부해왔는데, 수집부장과 전임자가 직접 홍콩으로 날아가 사비를 들여가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설득한 끝에 소장자가 앉은자리에서 자료를 반출해준 감격스러운 사건이었다. 힘겹게 가져온 영화는 상태가 좋지 않아 현재 복원작업 중에 있고, 조만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1퍼센트의 힘, 희망이 되다
에디슨은 발명이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나는 수집은 99%의 노력과 1%의 운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싶다. 제보를 받고 천신만고 끝에 찾아간 곳에서 제보가 거짓으로 판명나기도 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료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등 1%의 운이 99%의 노력을 허무한 것으로도, 보람찬 것으로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1%가 어쩌면 수집에서 가장 강력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2012년 해외 수집의 결과는 이전 사람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고 나는 그 이야기를 이곳에서 전하는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스스로가 겪은 감동적인 수집 일화를 지면에 풀어놓을 날이 오기를 바라며 해외 수집에 대한 열의를 불태워본다.
by.
정연주(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