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가장 보편화된 여가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쾌적하고 특별한 극장 환경은 관객이 영화관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최근 뉴미디어를 통한 개인 영화 관람이 일상화되면서 극장은 큰 스크린과 실감나는 사운드와 더불어 다양한 관람 효과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상영관의 관람 환경은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3S<스크린(Screen), 사운드(Sound), 의자(Seat)>를 중심으로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는 한국 극장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Screen
가장 큰 스크린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고 압도되는 것은 큰 스크린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스크린을 보유한 곳은 CGV 영등포 스타리움관이다. 이곳은 지난 2009년 10월 기네스 월드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에 일반 상영관 부문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으로 등재됐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 한국 대행사인 한국기록원이 2009년 9월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의 스크린 크기는 가로 31.38m, 세로 13.0m로 총 면적 407.9m2(123평)에 달한다. 기존의 세계 최대 스크린인 뉴질랜드의 ‘실비아 파크 콤플렉스’(가로 30.63m, 세로 12.29m)보다 무려 31.4m2(9.5평)나 크다.
최고의 해상도
스크린만 크다고 최고의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질의 영상을 원한다면 스크린 크기와 함께 해상도를 고려하게 된다. 국내에서 가장 좋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상영관은 CGV 아이맥스 전용관이다. 아이맥스 영화는 1967년 아이맥스사(社)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광각 사이즈로 인간이 볼 수 있는 최대의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의 감흥을 배가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것은 35mm 영화의 약 10배, 70mm 영화의 약 3배에 달하는 넓은 화면과 선명도를 보여준다. 아이맥스관은 CGV에서 운영하며 용산, 왕십리, 센텀 등의 10개 지점에서 각 1개관씩 아이맥스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최다 스크린 개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크린을 보유한 극장은 2000년 개관한 메가박스 코엑스점이다. 이곳은 일반 상영관 16개관과 입체영화관 1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관 3개, 중형관 8개, 소형관 5개, 입체영화관 1개(24석)이며 총 좌석수는 4,336석이다. 연 관객 수 역시 최고 수준인데, 한 해 600만 명 이상이 메가박스 코엑스점을 찾는다.
Sound
사운드는 영화의 현실감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지만 스크린 크기나 개수처럼 수치의 절대값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좋은 사운드’란 출력값의 크기로만 평가될 수 없으며, 스피커의 사양부터 좌석과의 거리, 공간의 배치 등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되어야 한다. 아울러 사운드는 개인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만족스러운’ 사운드는 통상적으로 스피커와 서라운드 채널 시스템에 좌우된다.
가장 입체감 있는 사운드
보통 5.1에서 7.1 채널을 적용한 2차원적 사운드의 일반 영화관과는 달리 CGV 스타리움관(영등포, 센텀)은 16채널 음향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천장과 스크린 상단부에 5채널과 스크린 중간과 하단부의 채널을 세분화해 보강함으로써 현장감 있는 3차원 입체 음향을 구현한다. 16채널 음향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적인 공간감과 일반 영화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음장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가장 풍부한 음역대의 사운드
영화관 입구에서 ‘5.1채널 4way’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는가? 4way는 2way(고음, 저음)나 3way(고음, 중음, 저음)보다 음역을 넓게 잡는 방식인데, 보통 고음, 중고음, 중저음, 저음 혹은 초고음, 고음, 중음, 저음 등 4개의 유닛으로 사운드를 분리해내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국내에서 4way 방식을 전관 구현한 상영관은 CGV용산, 롯데시네마 청량리와 명동, 대한극장 등이 있으며, 아직은 2way나 3way 음역 시스템이 일반적이나 멀티플렉스 대형관을 중심으로 4way 음향 시스템이 증가하는 추세다.
Seat
최장의 좌석 앞뒤 간격
두 시간가량의 러닝타임 동안 고정된 자세로 영화를 관람할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좌석 앞뒤 간격이다. 간격이 좁으면 몸이 불편하고 뒷사람이 의자를 차는 느낌도 받을 수 있어 몰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 1m 이하 좁은 간격의 상영관에서 관람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데 특화관(CGV골드클래스•씨네드쉐프, 롯데시네마 샤롯데)은 앞뒤 간격이 가장 넓은 상영관으로 1.1~1.3m 정도다. CGV골드클래스, 롯데시네마 샤롯데의 좌석은 비행기 1등석을 모방해 인체공학을 고려한 침대형으로 120도 이상 펼쳐져 누워서 영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설치 비용이 가장 많이 든 의자
특화관에 주로 사용되었던 외국 유명 브랜드의 고급 좌석보다도 비싸고 설치 비용도 많이 든 좌석은 4D플렉스의 좌석이다. CGV 13개 지점(상암, 강변, 영등포, 왕십리, 용산, 죽전, 대전, 센텀, 서면, 대구, 인천, 일산, 광주터미널)과 롯데시네마(청량리) 등 국내 14개 극장에 설치되어 있는 4D 영화관을 만드는 데에는 일반 영화관을 만드는 비용보다 2~3배가 더 들었다. 88좌석을 구비한 CGV 상암의 경우 초기의 투자비용인 약 5억2000만 원(3D영상설비 1억+음향설비 2억+좌석설비 4억 원) 중 대부분이 좌석 설비에 든 비용으로 무려 4억 원을 차지한다. 화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는 시설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장편영화를 4D로 상영하는 극장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4D영화 상영 시 의자는 상하, 좌우, 앞뒤의 세 방향으로 움직이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해준다. 아울러 앞좌석 뒷부분에서 물과 바람이 나오는 ‘에어’ ‘워터’ 효과와 ‘스모그’ ‘바람’ ‘번개’ 등의 환경 효과는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색다른 디자인의 좌석
‘극장 좌석’을 생각할 때 약간의 쿠션 기능이 있고 일률적으로 놓인 빨간색 의자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극장의 좌석은 레스토랑과 결합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CGV압구정 씨네드쉐프 상영관의 경우 ‘Luxury’ 콘셉트의 1관은 명품 전동식 의자, 11.1채널 사운드 시스템 등을 갖춘 최고 시설의 종합선물세트를 유지한다. 또한 ‘Modern’ 콘셉트로 구성된 2관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소파와 에그 체어, 사이드테이블 등으로 세팅되어 멋스럽고 개인적인 공간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