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이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한켠에서 더부살이를 끝내고 상암동에 새둥지를 튼 지 3년이 지났다. 새롭게 단장한 시네마테크 상영관과 영상자료실, 그리고 한국영화박물관을 이용해본 고객들은 이미 아는 사실이겠지만, 쾌적한 환경과 넓은 시설을 갖춘 이 ‘영화천국’이 해외에도 소문이 난 모양이다. 해외 방한단이 영상자료원을 유난히 많이 찾았던 지난 두 달을 종합 해본다.
지난 4월 러시아연방대통령행정실 국장 비아체슬라프 베레스네프Viacheslav Beresnev 등 러시아 방한단 10인이 영상자료원을 방문했다. 러시아 방한단은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과 김대중도서관 등 콘텐츠 보존기관을 둘러보고, 6일간의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영상자료원을 찾았다. 이들은 필름보존고와 보존기술센터의 필름복원 현장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향후 영상자료원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5월 19일에는 중국 각 지방의 문화, 관광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 중 앙 및 지방정부 인사와 관련 국영기업 관계자로 구성된 중국 방한단이 영상자 료원을 방문했다. 왕 펑가오Wang Fengao(섬서성 문화청 문화산업처 처 장) 등 12인으로 구성된 중국 방한단은 두 나라 간 우호증진을 위해 국제교류재단이 초청한 중국 미래지향 교류 1차 방한단이다. 이들은 조소연 디지털정보화팀장의 발표로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아카이빙 현황을 듣고, 한국영화박물관을 시찰했다. 영상자료원은 시찰을 마친 중국방한단을 위해 한국고전영화 DVD 세트를 증정했는데, 방한단 일행 중 한 명이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혹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없나?” 한국의 대표감독 봉준호는 중화권에서도 통하나 보다. 5월 마지막 날에는 호주 코닥 영화연구소의 Imaging Specialist인 Gerry Tribuzio가 자료원을 방문, 보존 ·복원 시설을 돌아보며 영화필름 보존을 위한 최적의 환경 조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국내 여건상 아카이 브로서 디지털 매체변화에 대한 상황 파악과 인화, 현상 시설 구축의 필요성도 제안해 향후 자료원 발전 방향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