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프랜시스 다이슨이다. 2008년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Unversity of East Anglia, UEA)에서 필름 아카이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동 대학원에서 연구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필름 아키비스트로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 관한 연구 및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석사 과정 중 얻은 일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약 1년 6개월 전에 졸업한 필름 아키비스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 지면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UEA는 영화와 텔레비전에 대한 학문적 연구로 국제적으로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 UEA의 교육 프로그램은 세계 최초의 필름 아키비스트 교육 과정이었으며, 필름 아키비스트 양성 프로그램 중 학생들에게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몇 안 되는 과정이다. 이제 미국과 유럽에 다른 석사 과정이 몇 개 생겨나긴 했지만, UEA의 교육 프로그램은 여전히 영국 유일의 석사 과정이며 바로 그 때문에 나는 UEA를 선택했다. UEA 졸업생은 영국 출신 학생뿐 아니라 해외에서 온 학생들도 있으며, 이들은 현재 영국과 다른 나라의 필름 아카이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나처럼 연구를 계속하는 졸업생도 있고, 미디어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대학 등 영국의 고등교육기관에서 강의하는 졸업생도 있다.
석사 과정 자체는 영국의 다른 석사 과정과 비슷하게 12개월로 끝나지만, 필름 아카이브에서 이론 및 실무 교육, 그리고 영화 연구에 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UEA의 석사 과정은 영화 연구와 필름 아카이빙으로 나뉜다. 학기마다 나는 영화 또는 텔레비전 연구 과목 하나와 필름 아카이빙 과목 하나를 이수했다. 첫 학기에는 ‘영화사, 영화이론, 영화비평’에 대한 필수 과정을 이수했고, 두 번째 학기에는 ‘TV와 현실’ 과정을 선택했다. 내가 선택한 과목들은 두 가지 필름 아카이빙 과정을 보완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학기에는 논문을 완성해야 했고, 필름과 문서 양쪽 모두에 상당한 아카이브 연구가 필요한 과목을 선택했다.
이제 <영화천국> 독자와 함께 필름 아카이빙 교육에 대해 몇 가지 자세한 내용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내가 받은 교육은 기술적인 이론, 역사, 실습이 혼합되어 있었다. 특히 실습과 필름 및 비디오 취급, 필름 식별, 다양한 필름 게이지에 대한 이해, 필름 열화 검사를 통해 얻은 많은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이론적인 측면 역시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 아카이브의 기술 변화 및 디지털화의 영향 등 아카이브 업무의 최근 변화를 고려하는 것이 강조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그리고 영국에 있는 여러 필름 아카이브를 견학하고 다른 필름 아키비스트를 만난 일, 그들의 경험에 대해 듣는 소중한 기회를 가진 것은 정말 흐뭇한 기억이다. 영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름 아카이브 몇 곳이 있는데, 그런 오래된 기관들과 좀 더 최근에 설립된 아카이브를 방문한 일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가 방문했던 대규모 아카이브로는 BFI, BBC 및 ITN Source, 왕립전쟁박물관, 이스트 앵글리아 필름 아카이브 등이 있다. 내가 밟은 과정은 영국의 지역 필름 아카이브 중 하나이자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 부설인 이스트 앵글리아 필름 아카이브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 교육 과정에서 실무적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카이빙 분야에서 유명한 많은 외부 강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이들은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공부할 당시, 아카이빙 부문은 아카이브 필름을 활용해 제작한 DVD, 아카이빙 절차에 관한 보고서, 필름 아카이브 또는 기타 동영상 관련 기관 인턴십을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평가되었다. 동영상과 관련되어야 한다는 요건 외에는, 인턴십 지원 아카이브 선택에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이전에 졸업한 학생들은 영국과 해외의 국립 아카이브, 지역 아카이브, 기타 기관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나는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있던 KOFA에 지원하기로 했다.
필름 아키비스트 교육을 받은 것을 후회하느냐고? 그렇지 않다.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UEA를 선택하겠느냐고? 그렇다. 물론 당연히 그럴 것이다.
UEA 필름 아카이빙 프로그램
www.uea.ac.uk/is/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