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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10주기] 영상자료원의 김기영 관련 행사들
김기영 감독은 신상옥, 유현목, 이만희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감독이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 이 기이한 감독은 ‘자신의 취미대로’ 32번 놀았을 뿐인데, 사후 국제영화제와 회고전을 통해, 그와 함께 했던 배우와 스탭의 기억을 통해, 그리고 평론가와 팬들을 통해 오히려 점점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10주기를 맞은 2008년은 그 어느 때보다 관련 행사가 풍성하다.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작년부터 크고 작은 사업들을 준비해왔다. 김기영 감독에 대한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풍성해졌으니 ‘우리의 취미대로’ 놀아보는 일만 남았다.
[서적] 김기영, 대중의 눈높이로.. <전설의 낙인, 영화감독 김기영>
<전설의 낙인, 영화감독 김기영>은 한국영화에 좀더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영상자료원이 기획한 포켓북 시리즈 ‘Filmstory 총서’의 둘째권이다. 이미 김기영 감독에 관한 책은 여러 차례 나온바 있지만, 전 ‘키노’ 편집장 이연호의 <전설의 낙인, 영화감독 김기영>은 김기영 감독만의 독보적인 감수성을 다시 한번 꼼꼼히 되짚으면서 김기영 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평전을 완성한다. 특히 필자가 기자 시절 세 번의 인연으로 만나 보았던 김기영 감독 생전의 모습과 인터뷰, 감독 자신이 직접 뽑은 ‘나의 영화 베스트 11’도 공개한다.
[DVD] 김기영의 再-再발견 <김기영 Collection>
(드디어!) 김기영이 DVD로 나왔다. 매년 ‘고전영화 DVD 컬렉션’을 출시해온 한국영상자료원 내부에서 올해의 컬렉션을 김기영의 영화로 꾸미자는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이번에 출시된 <김기영 Collection>에는 모두 4편의 영화가 수록되어 있다. 어떠한 경향에도 쉽게 묶이지 않는 김기영 감독의 기괴한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고려장>(1963), <하녀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충녀>(1972), 뒤틀려진 현대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육체의 약속>(1975), 인간의 욕망과 운명에 대한 치열한 통찰을 그린 <이어도>(1977)가 그것. 특히 각각의 영화별로 이연호, 봉준호, 김영진, 정성일 등의 상세한 코멘터리가 있고, 2006년 김홍준 감독의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2006, 48분)와 한국영상자료원이 1997년에 제작한 <김기영 감독 다큐멘터리> 등이 부가영상으로 포함되어있다.
[디지털 복원] 2008년 다시 태어난 <하녀>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가 2008년 한국영상자료원과 세계영화재단(WCF : World Cinema Foundation)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마틴 스콜세이지가 이끄는 세계영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디지털 복원된 <하녀>는 지난 5월 21일 칸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영상자료원이 <하녀>를 수집할 당시 오리지널 네가필름 총 10권 중 2권이 없어 수출용 프린트로부터 부분 복원되어 채워져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프린트본 2권이었다. 이 프린트본은 과거 영어권으로 수출되었던 필름으로 영어자막이 삽입되어 있었고, 화질 역시 좋지 않았기 때문에 WCF의 요청에 의해 자막 삭제(17,337프레임, 약12분 분량)를 조건으로 복원이 시작되었다. 자막삭제 작업은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 작업인데다 해외에도 선례가 없어 자료원은 전용 소프트웨어의 자체 개발을 검토 중이다. 영상자료원은 올해말까지 자막제거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김기영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들
지난 5월 영상자료원은 17일간의 개관영화제와 함께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를 본격 개관했다. 개관 후 첫 기획전은 6월의 <김기영 전작전>.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김기영의 영화 전편(23편)을 상영하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김기영의 전모를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해외에서도 김기영 회고전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12일부터 17일까지 6일 간 미국 링컨센터 내 Walter Read Theater에서 <김기영 회고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김기영 10주기를 맞아 영상자료원과 링컨센터 Film Society, 영화진흥위원회의 공동주최로 열렸고, <양산도>(김기영, 1955), <고려장>, <충녀> 등 총 12편이 회고전을 장식했다.
2006년 말 김기영 회고전을 치렀던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역시 10주기를 맞아 또 한번의 김기영 회고전을 준비 중이다. 이전에 소개하지 못했던 작품 5편과 디지털복원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하녀> 등을 상영할 예정이며 올 11월을 목표로 영상자료원과 협의 중이다.
by.
민병현(한국영상자료원 경영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