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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영화제] <청춘의 십자로>는 어떤 영화?
2007년 7월 한국영상자료원은 해방 이후 단성사를 운영한 오기윤의 자제로부터 <청춘의 십자로> 질산염(Nitrate) 네가 필름을 수집하여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전체 9롤 중 1롤은 심한 백화현상(필름이 손상되어 밀가루처럼 으스러지는 상태)으로 복원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다행히 나머지 필름은 ''살려내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원본 필름으로 남았다.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시기 조선영화 기술과 연출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안종화 씨의 감독수법이 앞으로 가경(佳境)에 들어갈 수 있음을 미루어 보게 하며 이명우 (李明雨)씨의 촬영은 고심한 자취가 많다”(조선일보 1934.9.21)라고 호평 받았다. 한국 관객들의 전통적인 선호 장르인 신파멜로와 액션을 결합한데다 해피엔딩까지 갖춘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성품이 우직한 영복(이원용 역)은 봉선네 집 데릴사위로 들어가 7년 동안을 뼈가 으스러지게 일했으나 결국 주명구(양철 역)에게 봉선을 뺏기고 고향을 떠난다. 영복은 서울역에서 수하물 운반부 생활을 시작하고, 부근 주유소에서 일하는 계순(김연실 역)과 친하게 된다. 한편 영복의 누이동생 영옥(신일선 역)은 어머니를 잃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에 왔다 카페의 여급이 된다.
어느 날 주명구가 서울의 장개철(박연 역)을 찾아온다. 영옥은 장개철 일당에 걸려들어 그들과 가까이 지내다 결국 개철로부터 겁탈당한다. 실직하여 일자리를 찾던 계순 역시 개철의 일당에 걸려든다. 집적대는 개철을 피해 계순은 집으로 도망쳐 오고, 사정을 들은 영복은 개철의 집으로 달려갔다가 뜻밖에 동생 영옥을 만나게 된다. 분노를 참지 못한 영복은 주연 자리에서 개철과 명구를 찾아내 죽을 힘을 다해 응징한다. 영복은 계순, 영희와 함께 새 삶을 시작한다.
by.
정종화(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