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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복원 중…
현재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작품은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다. 1960년작인 <하녀>는 한 중산층 가정의 파탄을 노린 가정부의 복수극을 다룬 영화로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영화다.
지난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설립한 세계영화재단(World Cinema Foundation : WCF)과 우리가 공동으로 디지털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스콜세지 감독은 올해 초 한국영상자료원에 편지를 보내와 “나는 세계영화재단이 이 주목할만한 영화의 복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접하고 사랑하게 되기를 열망한다”면서 “이토록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밀실공포를 다룬 작품이 서구에서도 골수 영화광에게나 알려져있다는 점은 영화역사에서 큰 사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세계영화재단이 올해 디지털복원하는 영화는 <하녀>를 포함해서 모두 3편. <하녀>복원예산 가운데 8만유로(약 1억2천5백만원)를 세계영화재단이 지원한다.
우리 영상자료원은 2007년에 디지털 복원작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 첫해에 <미몽>(1936), <열녀문>(1962), <시집가는 날>(1956)을 복원했고 이 가운데 <열녀문>은 칸영화제 클래식부문에 초청되었다.
아날로그 복원, 다시 말해 광학 복원이 필름의 물리적인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복원은 필름의 화질을 원형에 가깝게 부활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2000년대 초부터 국내 상업영화 후반작업에 쓰인 DI기술과 Image Effect기술에서 화질개선 기능을 복원작업에 접목해 고전영화의 훼손된 영상을 복구하고자 했다. 민간 DI업체인 HFR이 디지털 복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이러한 기술적인 실험들을 추진했다. 작업방법과 기간, 예산 등에 있어 아카이브 사업에 맞게 적용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가 국내 기술에만 의존해서 이처럼 본격적인 디지털 복원사업을 강행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녀>복원에서 최대의 난점은 약 15분 분량의 외국어자막을 제거하는 일이다. (<하녀>필름은 여러 판본을 짜깁기하다보니 화면 상태가 고르지 않을 뿐 아니라 수출용 프린트에서 가져온 2롤에 영어자막이 들어있다.) 프레임마다 따로 자막을 한자 한자 지우는 일은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영어프린트만 남아있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을 복원할 경우 똑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녀>의 복원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동영상의 자막을 자동제거하는 복원프로그램의 개발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이제 2년차를 맞고 있는 우리 영상자료원 필름복원작업의 주안점은 주어진 예산으로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작업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그 중 하나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복원작업에 대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지난해 자료원 내에 생겨난 보존기술센터의 첫 번째 R&D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예산이 뒷받침 되지 못하거나 기술인프라가 미비해서 속수무책일 때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 자료원이 최근 자체 장비와 기술인력을 구축하기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 선진 아카이브로 가기에는 복원보존시스템 및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이처럼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부문의 인력양성 시스템이 국내에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영상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현실에서 한국 고전영화를 활용하면 문화콘텐츠 확보뿐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문화적 대안 마련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아키비스트(Archivist)들은 복원을 하면서 해당 영화를 거듭해서 다시 보게 된다. 사실 영화를 본다기보다 필름을 본다는 표현이 맞다. <하녀>의 경우도 아직 몇 번(?) 밖에 보지 못했지만 볼 때 마다 새로운 매력에 흠씬 빠져들곤 한다.
영화필름의 복원은 힘들고 지루한 과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처럼 매력적인 고전영화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복원 담당자들은 그 매력을 전하는 전도사의 마음으로 그 지루하고 힘든 과정을 즐겁게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by.
장광헌(수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