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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잡지]전 편집장, 편집위원의 영화잡지 제작 시절 회고담 (씨네21)
<씨네21>에 대해 이제야 말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씨네21> 떠난 지 10년이 넘었고 더구나 창간작업을 한 것은 15년이 지났는데 격동의 한국사회에서 그건 기억조차 묻어버릴 만한 세월이기 때문이다. 창간작업이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으로 고생스러웠다는 기억은 있지만 지금은 그 때의 기구절창한 일들도 코미디처럼 느껴지는가 하면 실제로 고생을 하긴 한 건가 싶기도 하다.
다만 이런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씨네21>을 처음 시작할 때 한국에서 잡지의 평균수명이 3개월이네 6개월이네 했다는 것. <씨네21> 역시 그 평균적인 잡지의 운명을 맞았다면 한겨레신문에 타격이 좀 되었으리라는 것. <씨네21>이 서바이브한 것은 첫째, 소수지만 정예라 부를만한 인재들이 모였고 둘째, 그럼에도 겸손한 마음으로 독자들이 읽어줄만한 기사를 쓰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것. 지금은 영화정보 시장이 넓어지고 매체도 다채로워지고 내외부의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씨네21>도 이 종잡을 수 없는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모양이지만 창간 무렵의 <씨네21>은 아열대 바다처럼 한적하고 물 좋은 블루오션에서 헤엄쳤고 유복한 집안의 외아들처럼 당시 번창일로였던 충무로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는 것. 첫 5년의 <씨네21>은 홍상수 이창동 김기덕 김지운 감독이 수줍은 얼굴로 내놓는 데뷔작을 받아보는 즐거움을 누렸다는 것. 지금 충무로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젊은 감독들이 그때는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들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을 테고 초창기 <씨네21> 지면을 꾸며주었던 감독 배우들은 질풍노도의 충무로에서 이제 절반은 모습을 감추었으며 <나쁜영화>나 <거짓말> 같은 뜬금없는 영화들로 사고를 쳐서 우리를 유쾌하게 했던 장선우 감독도 없다는 것. 뭐 그런 정도….
내가 지금 현대사를 다루는 소설을 쓰고 있는데 초고가 나온 것을 보고 한쪽에서는 너무 소설적이라고 하고 한쪽에선 또 너무 역사적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소설적인 부분은 더 소설적이게, 역사적인 부분은 더 역사적이게 만드는 것으로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 <씨네21> 만들던 5년 내내 나는 잡지가 지나치게 전문적이라는 평과 지나치게 대중적이라는 평에 시달렸다. 내가 떠난 뒤에 <씨네21>이 대중적인 포맷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한편 정성일 허문영의 원고 1백매가 넘는 폭탄성 기획들을 하는 걸 보면 내 후배들 역시 대중적인 것은 더 대중적이게, 전문적인 것은 더 전문적이게 가는 쪽으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구나 싶다.
by.
조선희(전 한국영상자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