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한 뼘 공간(종료)

2020-12-01 ~ 2020-12-08
내가 사는, 한 뼘 공간(종료)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지고, 모두 한정된 공간 속에서 고립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과 주변을 지키기 위하여 조금씩 오래 머물게 된 크고 작은 각자의 방. 누군가는 답답함에 소리라도 지르고 싶고, 누군가는 습관처럼 익숙해져 나름의 즐기는 법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공통적인 것은, 평생 살아 온 이 공간들을 마치 처음 살아보는 듯,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획전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또 살아가야 하는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6편의 단편들을 소개한다. 
때로는 자의로 때로는 타의로 단절되고 소외된 이들의 한 뼘 짜리 방들을 들여다보며, 기존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팬데믹 상황 속 본인만의 공간을 구축해야만 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을 지도 흥미롭다. 가능하다면 이번 기획전의 작품들은 홀로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콤파스로 그리듯 힘껏 손을 뻗어 만든 각자의 공간간의 작은 교집합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 본 영상은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며, 영상의 다운로드는 불가합니다. KMDb VOD를 통한 즐거운 관람되시길 바랍니다.


상영작품
  • 01. 세이프 문병곤, 2013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불법 환전소. 여자는 찾아오는 이들의 상품권을 빼돌려 돈을 모아 이곳을 벗어날 궁리를 한다. 번번이 그녀에게 속던 남자는 살의를 띤 채 환전소를 찾아오고, 피할 곳 없는 공간에서 그녀는 도망칠 곳을 찾아 자신을 우겨넣는다. 돈에 의존하고 속박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 폐쇄적인 공간에 고착되어 버린 이들을 그린 작품으로, 이민지 배우 주연, 문병곤 감독 연출의 2013년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 02. 댐 키퍼 로버트 콘도,다이스케 다이스 츠츠미, 2014
    시커먼 잿더미가 집어삼킨 마을, 오늘도 댐지기는 홀로 어둠을 몰아낸다. 온몸에 재를 묻힌 채 그늘 아래 숨는 것이 익숙한 그에게 외로움은 오히려 안전함이다. 마을에 짙게 드리운 어둠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떠올리게 하지만, 공동체 속 드러나지 않은 누군가의 노력과 그들의 손을 맞잡음으로써 서서히 날은 밝아온다.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협업하는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화제작으로, <댐 키퍼>의 수퍼바이징 애니메이터 오수형(Erick Oh) 감독이 이 세계를 확장시켜 연출한 TV 시리즈 <PIG: The Dam Keeper Poems>가 2018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TV부문 최고상을 수상하였다. 
  • 03. 옥살이 김자한, 2015
    남자는 어학연수를 떠나는 친구의 옥탑방을 빌렸다 그만 옥상에 갇혀버렸다. 그곳에서 여름을 두 번이나 겪어내야 했던 남자는 그럭저럭 엉성하게 생존을 이어간다.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었는지 살기 위해 적응할 수밖에 없었는지, 나름 긍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현대판 도시 속 로빈슨 크루소. 킬킬대며 그와 마주보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는 정말 갇혀 있는 것인가? 201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관을 폭소로 뒤엎은 김자한 감독 연출·출연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극영화.
  • 04. 베란다 손지수, 2017
    무신경하게 반복되는 하루. 아들 등교와 남편 출근을 돕고 난 후 엄마는 여느 때와 같이 남아 해야 할 일들을 하다, 덜컥 베란다에 가둬진다. 집 안에서만 지내는 느낌이 무엇인지 모두가 통감하는 요즈음, 그보다도 좁다란 베란다에 고립된 엄마는 부지런히도 움직인다. 화분도 돌보고 빨래도 돌리고 창문과 바닥도 닦고, 끝도 없이 멸치를 다듬으며. 한여름 밤. 마침내 집에서 벗어난 김금순 배우의 마지막 표정이 자꾸 마음에 맴돈다. 제18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단체상-장려상) 수상작.
  • 05. 컨테이너 김세인, 2018
    세차게 몰아친 장마로 물에 잠긴 집. 컨테이너 임시 대피소에서 모여 살게 된 수재민들 속 경주는 어쩐지 날이 선 은애와 만나 차츰 거리를 좁힌다. 개인의 영역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모질고 갑갑한 컨테이너 집단생활에서 소외된 은애는 수해 복구가 진행되며 돌아갈 곳조차 사라지자 상실감에 빠진다. 침수된 집의 물을 퍼내기도, 열심히 컨테이너 방을 닦아 보기도, 아무도 떠나지 못하도록 막아서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길은 보이지 않는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험한 집일지라도, 나를 지킬 수 있는 손바닥만 한 작은 공간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제 44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 06. 사는게 먼지 민현기, 2020
    오염된 공기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세상 속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더스트 세이프 가드’ 동완. 그는 유난히 미세먼지에 예민한 여자친구 인영과 함께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간다. 동완은 우연히 오픈카로 자유롭게 달리는 사진을 발견하고 불현듯 지금의 삶에 답답함을 느낀다. 점차 방독면을 벗고 숨 참기를 연습하던 동완은 끊임없는 노력과 소중한 것을 잃은 후 끝끝내 진화해버렸다. 제 7회 춘천영화제 춘천의 시선상 단편-한국독립SF경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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