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답을 찾다: 로드무비

2018-09-01 ~ 2018-10-31

좀처럼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두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어딘가로 향한다. 그들은 때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들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 모른 채 길을 걷는다. 때로 그들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을 찾아, 그들의 꿈꾸는 이상을 만나기 위해 함께 길을 걷는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낯선 이들과의 여행이기에 여행 과정에서 그들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동행을 멈추고 혼자의 길을 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길을 걸으며 자신이 꿈꾸던 이상에 닿을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고, 혹은 새로운 삶의 목표를 만나기도 한다. 공사장을 떠도는 노동자 영달과 복역을 마치고 교도소를 나온 정 씨, 그리고 술집에서 도망쳐 나온 백화가 우연히 함께 하게 된 여행(<삼포가는 길>(이만희, 1975))이 그러했고, 동칠, 육덕, 혜영 역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바보선언>(이장호, 1983)). 그리고 춘자의 잃어버린 말과 고향을 찾아주기 위해 주인공들이 함께 길을 떠나는 <고래사냥>(배창호, 1984) 역시 비슷하다. 

국내 로드무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삼포가는 길>과 1980년대 코리안 뉴웨이브 시네마와 맥을 같이 하는 <바보선언>, <고래사냥>을 비롯해 <만다라>(임권택, 1981),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이장호, 1987) 등, 9~10월 KMDb VOD 기획전에서 소개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어떤 연유로 길을 나서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걷는 그 길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었을까. 그들의 길 위에는 어떤 답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혹독한 무더위를 견디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에 우리는 또 어떤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상영작품
  • 01. 삼포가는 길 이만희, 1975
    한국 로드무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삼포가는 길>은 이만희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그간의 한국영화사에서 흔치 않은 로드무비로서, 근대화로부터 소외된 인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 02. 만다라 임권택, 1981
    김성동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자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품 중 하나다. 주인공 법운이 걷는 길은 번뇌와 깨달음, 삶과 죽음, 윤회와 해탈의 길이기도 하다.
  • 03. 바보선언 이장호, 1983
    한 영화감독의 자살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풍자와 해학을 통해 1980년대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코리안 뉴웨이브 시네마의 대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회 주변부로 내몰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들의 여행은 잠시나마 그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준다.
  • 04. 고래사냥 배창호, 1984
    개봉 당시 서울관객 40만 명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사회에서 소외된 주인공들의 여정에 동행하는 이 작품은 해학과 풍자를 통해 여정 위에서 돈독한 우정과 삶의 의미를 찾은 인물들을 조명한다. 특히 어느 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민우(안성기)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이 탄생하였다. NEW
  • 05.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이장호, 1987
    순석은 죽은 아내의 유골을 그녀의 고향인 북녘 땅에 묻고 싶었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는 그곳을 대신해 그는 동해로 향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간호사 여인과 함께 길을 떠난다. 길게 늘어선 길을 담은 롱 테이크 이미지는 어느 곳에도 정착할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 06. 안녕하세요 하나님 배창호, 1987
    뇌성마비 청년 병태는 생전 가본 적 없는 경주로의 여행을 떠난다. 그 길에서 그는 방랑시인 민우와 만삭의 춘자를 만나고, 그들의 동행이 시작된다. 그간 병태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경주 여행길에 병태와 민우, 춘자가 함께 하면서 그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새로운 우정을 싹틔운다. 그들은 과연 경주에 도착할 수 있을까? 병태는 어린 시절 좌절된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07. 개그맨 이명세, 1988
    삼류 카바레 개그맨이자 감독 지망생인 종새와 건달들에게 쫓겨 그의 집으로 숨어들어온 선영, 영화배우가 꿈인 변두리 이발소 주인 도석. 우연한 기회에 카바레 무대에서 자살한 탈영병의 총을 손에 넣게 된 종새는 무료한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선영의 제안으로 영화촬영을 빙자한 은행털이를 하게 되고, 종새와 선영, 도석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 길에 오른다. 그러나 그들의 도망 길은 스릴 넘치는 추격 장면보다는 도망 길을 함께 하는 세 사람의 우정과 꿈을 향한 일탈의 로드무비 장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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