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12회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대상 수상작
곧 다가올 2022년, 메타버스로 확장된 인간의 상상력이 팬데믹이라는 소용돌이를 벗어나려 고군분투 하는 이 시점에 발달된 기술이 과연 전 세대를 아우를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아직 답은 “No”다. 그러나 새롭게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에서도, 현실의 팬데믹 속에서도 여전히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된 관심사라고 하면 역시 돈 그리고 위기속의 먹고사니즘. 어떻게 돈을 벌어,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하는 생존 고민은 시대를 초월하여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건국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하였고, 급변하는 사회속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에서 계층간의 마찰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돈에 대한, 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긍정과 부정 모두 적극적인 형태로 표출되었으며 일부를 제외하면 부자라는 단어는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 보았을 꿈이 아닐까. 급변하는 사회라는 것을 공통분모로 두고 한 시대를 표본 삼아 현재와 비교해보고자 선택한 것이 5~60년대. 가난이 팽배한 시대속에서 바라보는 돈에 대한 이야기들.
전후 붕괴된 한국사회 속에서의 경제활동, 특히 농업에서 경공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기의 영화들을 통해 사회의 변화의 흐름을 살펴보며 현재를 떠올려보자.
부자가 되려면 다시 태어나는게 빠를지도 모른다는 우스개 소리를 신비로운 사후세계와 함께 간접체험하게 될 영화 <백만장자가 되면>, 복권당첨이 되기만을 꿈꾸는 현대인이 공감할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구봉서의 벼락부자>, 오늘날의 N잡러 뺨치게 똑부러지는 경제감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또순이>, 도시와 농어촌의 극명한 경제환경 차이와 성장을 위한 경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수학여행>, 60년대가 정말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요소를 정면돌파하는 맞벌이의 끝판왕 <여성상위시대> 까지.
자본주의속에서의 물건을 사고 파는 경제활동은 경공업시대를 지나 메타버스의 시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분명 시대를 초월하여 느낄 수 있는 공감 요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현재와는 다른, 돈과 행복을 동일선상에 두지 않는 선명한 가치관 차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촘촘하게 엮여있는 네트워크 세상이 아닌 과거의 한국은 지금과는 다른 어떤 형태의 활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들여다 보는 것도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포인트 일 것이다.
by 김하나 (대상 수상자)
상영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