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주목 이 한편의 영화] 원신연 - 감독

by.주성철(영화평론가) 2015-11-03조회 2,960

주성철(이하 ‘주’) 첫 질문은 배우 원진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영화에서 원진은 청량리역 지하보도에서 과격한 액션도 선보이고, 그동안 잘 관리한 상체도 드러내고, 벽 찍고 돌고. 예전에 예광했던 원진의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는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라는 느낌이 왔다. <용의자>는 이 배우를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만족시킨 것 같다.

원신연(이하 ‘원’) 사실 공유는 워낙 팬이 많고, 김성균이 최근 <응답하라 1994>로 인기가 많아져 관객들이 이 둘의 격투 액션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용의자> 개봉 후 무대인 사를 다니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지동철(공유)과 SA1(원진)의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 솔직히 액션의 퀄리티로 만 보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촬영 당시 추운 겨울이었고, 청량리역에서 촬영할 때에는 장소 섭외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다보니 일반인 통제도 어려웠다. 3분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서 이들이 지나갈 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섭외한 엑스트라보다 일반인이 더 많이 나왔다.(웃음)
이런 상황이다보니 액션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관객들은 액션을 액션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원진이 맡았던 SA1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많은 반응을 하더라. 과거에는 아크로바틱 액션이 많았는데 현대물에서 소위 ‘고전적인’ 액션이 등장하니 그게 관객들 인상에 깊이 남은 것 같다. 더군다나 와이셔츠가 찢어지면서 몸이 드러나는데, 얼굴은 50대 중반이지만 몸은 공유와 비슷하니(웃음) 그게 강렬했던 것 같다.

<용의자>의 액션 신만 놓고 봐도 이 배역을 탐낼 만한 다른 배우도 많았을 것 같다. 하지만 고집스럽게 과거 액션 스타를 기용한 것은 감독의 이 영화에 대한 의지 혹은 열정이 보이는 부분이다. 원진을 캐스팅한 것 하나만으로도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끌고 나가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원진은 나에게 영웅이다. 이분은 여전히 액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분이다. 나는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계속 같이 작업하고 싶다. 그리고 감독으로서 액션배우라서 액션으로만 소비되는게 아니라 배우로서 같이 영화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더라. 상업영화의 시스템에서 보면 사실 ‘이 사람이 과연 연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 정도 비중의 배역이라면 기존의 배우를 캐스팅하는게 좋지 않을까?’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감독 입장에서 관객으로부터 잊힌 배우를 기용하는 것에 대한 논리를 만들어 설득해야 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거 우리에게 꿈을 심어주었던 액션 주역들이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게 나와 같은 감독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유창국원진은 액션의 대가였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분들에게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같은 드라마를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도전하고 싶다.

무술감독 원신연 vs 영화감독 원신연
감독 이전에 액션 배우, 무술감독의 경력이 있다. 이런 경력으로 미루어 이전에 작업한 <구타유발자들>이나 <세븐데이즈>보다 앞서 이 영화가 감독의 데뷔작으로 하고 싶었던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반대다. 사실 <용의자>를 연출하는 것도 아직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1990년 중반에 무술감독을 시작해 <테러리스트> 등 몇 편의 영화에서 무술 지도와 대역을 했다. 사실 먹고살기 위해서도 했지만 액션을 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조폭마누라>(조진규, 2001)의 무술감독 제의가 들어왔다. 당시 단편 <세탁기>(2001)를 준비할 때였다. <조폭마누라>에 참여하면 경제적으로 분명 여유가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빚을 내어 단편을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당시 연출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액션을 깊이 있게 담아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드라마 요소가 강한 영화로 감독 제안도 많이 들어왔지만 상업영화로는 <가발>(2005)로 데뷔했다. 그리고 <세븐데이즈>(2007)와 <용의자>(2013)까지 만들게 되었다.
액션이라는 장르는 여전히 나에게 보물창고이고 욕망이다. 그리고 현재 시류와는 안 맞더라도 기술적 요소만 강조된 액션, 디지털 기술로 표현되는 액션보다 몸으로 소화하는 액션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다가 <용의자>의 시나리오를 받았고, 액션이 주가 되지만 그 안에서 드라마를 보았기 때문에 연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동철뿐 아니라 민대령(박희순)과 김실장(조성하) 캐릭터의 감정도 관객들에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잘 봐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폭마누라>를 거절하고 단편영화에 투신한 것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서 결국 연출가라는 꿈을 추구한 것이다. 

그렇다. <테러리스트> 무술지도를 하면서 정두홍 감독과 처음 만났다. 그때 정두홍 감독이 나에게 “우리 액션의 길로 멋지게 가보자.”고 했는데 나는 거절했다.(웃음) 만약 내가 그때 정두홍 감독과 함께 액션을 계속했다면 나도 지금 경기도 어딘가에 집 한 채 장만했을 것이다.(웃음) 쌀도 임금님표 쌀 먹고 있을 것이다.(일동 웃음) 하지만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즐거움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내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직업이라기보다 나의 삶 자체인 것 같다. 

<세븐데이즈>의 김윤진, <용의자>의 공유의 캐릭터는 일종의 워커홀릭이다. 그리고 <용의자> 초반에 등장하는 항공촬영이나 영화 전반에서 보여주는 도심 액션을 보면 이전 영화에 비해 액션의 강도가 무척 높다. 개인적으로 ‘촉감이 느껴지는’ 액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렇게 영화 속 캐릭터, 그리고 영화자체를 봐도 감독의 집요함, 전투성이 느껴진다. 개인적 성향과 유사한 면이 있나?

나의 개인적 성향이나 욕구가 장르를 통해 발현되는 것 같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평소 한없이 게으를 수 있지만 작업에 들어가면 그 순간만큼은 최대한 몰입해야 하는 직업이다. 나는 영화말고 다른 유희가 없다. 오늘도 여기(영상자료원) 오면서 영감을 얻기 위해 OST를 들으면서 왔다. 이게 생활이 되었다. 하지만 꼭 이런 성격이 꼭 장점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성격은 아마도 제도권 내에서 영화를 정식적으로 배우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나 자신을 용납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열등의식은 없는데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있다. 이런 성격이 영화를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표현되는 게 아닌가 싶다. 주변 사람들이 좀 쉬면서 작업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너무 숨 가쁘게 달리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더 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의자>의 등장인물을 말하다
캐릭터 얘기를 해보자. 최근 <용의자>를 전후로 ‘북에서 내려온 과묵하고 초인 같은 남자’ 캐릭터가 영화에 많이 등장한다. <베를린>이 그렇다. 그리고 <은밀하게, 위대하게>처럼 다양한 양상으로도 퍼졌다. <용의자>의 지동철은 그중에서도 가장 과묵한 남자다. 이 남자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지동철의 대사를 다 합쳐보면 A4 두 장이 채 안 된다. 그래도 지동철의 대사를 더 줄였어야 했다.(웃음) 영화를 만들면서 도전을 받을 때가 많다.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한국영화들은 너무 설명적이란 느낌이 든다. 관객 중심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긴 하지만 관객이 생각할 틈이 없이 너무 떠 먹여준다는 인상을 준다. 스토리나 이야기 구성은 관객들에게 친절할 수 있다 쳐도 극중 캐릭터의 감정까지 그렇게 친절히 설명해야 하나 생각한다. 과묵하고 말 없는 지동철을 통해서도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눈빛 하나로 관객이 더 궁금해하고, 그러면서 관객이 더 몰입하고 이해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대사보다는 표정,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을 더 많이 잡고 싶었다.

<용의자>는 지동철이라는 큰 줄기를 따라간다. 그리고 극중에 나오는 기자 선후배, 최경희(유다인)와 주 기자(김민재)의 관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 기자는 자신이 기자의 사명감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서서히 자아를 찾아가는 캐릭터다. 주 기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를 암시한 것인가?(웃음) 그리고 극중 기자라는 직업을 그렇게 그린 데에는 또 다른 메시지가 있나?

난 <씨네21> 정기구독자다.(웃음) 얼마 전 <씨네21> 기획특집 ‘기레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봤다. 그리고 최근 에스콰이어의 신기주 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들이 현재 기자의 세계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더라. 영화에는 그냥 ‘주 기자’로 나왔지만 영화에서 이 기자의 본명은 주진웅이다. 하지만 (물론 그러시지 않겠지만)자신의 캐릭터가 영화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할 수도 있고, 관객의 몰입도도 떨어질 수 있어서 그냥 ‘주기자’로 표현했다. 아무튼 영화에서 난 사회의 문제와 이슈를 펜으로 표현하는 기자에 대해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 주진우 기자의 책은 물론 기자들이 쓴 책을 많이 읽으며 기자에 대해 공부했다. 사실 극 중 주 기자보다 최경희(유다인)의 캐릭터가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기자상에 더 가깝다. 지금와서 밝히지만 최경희의 핵심 대사가 있었다. 사실 유다인 씨가 이 한 문장의 대사에 애착을 갖고 영화에 참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지보다 높지 않고, 대통령보다 낮지 않은 게 거지다. 씨발!”이다. 결국 이 대사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강도보다 세서 빠지게 되었지만 이런 성격을 가진 최경희가 내가 바라보는 이상적인 기자다.

<용의자> vs <본 시리즈>
<용의자>를 <본 시리즈>와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박한 면이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 영화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배려심이 깊다. 이를테면 <도둑들>을 보면서 <오션스 시리즈>를 깊게 얘기하진 않잖나? 사실 <용의자>가 <본 시리즈>를 표절했다고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독립 다양성 영화가 아니고 상업영화 시스템 내에서 제작되는 영화라면 <본 시리즈>뿐 아니라 유사한 장르의 영화에 등장하는 흥행 요소들을 배치해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게 일종의 협의사항이다. <용의자>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6개월 동안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했다. 수정하면서 주인공의 감정, 정서를 많이 강조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감독이 생각하는 대로 수정 하다보니 ‘이 프로젝트(<용의자> 제작)가 무산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결국 최초 시나리오의 톤앤매너를 바꿀 순 없었다. 한국의 대중은 이런 속사정을 모르니 어찌보면 <본 시리즈>와 비교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어쩔 수 없었던 부분들도 있지만 앞으로 소재적으로나 장르적으로 관객들에게 좀 더 충격을 줄 수 있는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격 신의 경우 어떤 면에서는 <본 시리즈> 이상이라 생각했다. 기존의 한국영화 액션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도 많이 나온다. 

시각적 요소를 위해 준비도 많이 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결론적으로 <본 시리즈>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성을 했다. 유사한 것을 인정한다기보다 오히려 <본 시리즈> 뿐 아니라 기존의 영화들과 차별되는 전혀 새로운 것에 대해 더 고민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다. 
만약 <용의자2>를 만든다면 드라마가 중심이 된 액션이 될 것 같다. 액션으로만 <용의자>를 봤을 때 화두는 ‘액션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였다. 대부분 제작 환경이 디지털로 변했는데 그렇게 촬영한다면 실감이 안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수소문을 해보니 액션을 실감 나게 촬영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한 분이 많았다. 다만 이분들이 그 동안 영화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예산적인 부분에서의 합의도 잘 이루어졌다. 향후 액션영화에도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원신연이 바라보는 액션영화, 그리고 액션배우
<용의자>에는 이 영화의 무술감독인 오세운 감독이 엑스트라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무술지도나 액션 경험이 많은 감독으로서 무술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지금도 오세운 감독과 만나면 많이 싸운다.(웃음) 나도 촬영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무술감독도 나에게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무술감독의 역할에 비해 대우를 제대로 못 받는 실정이다. 영화 속에서 그들의 다양한 장기를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그런 시나리오가 없다. 그리고 그런 시나리오가 있어서 영화화가 된다해도 그에 맞는 금전적 보상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 이것은 상업영화 시스템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무술감독들도 평소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연출자가 요구를 듣고 현장에서 그 외에 3~4개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만큼 자신감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국내 무술영화의 <어벤져스>라고 할 수 있는, 무술 대가들이 대거 참여한 액션영화를 언젠가 꼭 보고 싶다. <자장가>(원신연, 2002)에 나오는 권성영 무술감독은 마스크도 훌륭하다. 정두홍, 원진… 모두가 출연하는 그런 영화 말이다.

정두홍 감독이나 오세영 감독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류승완 감독도 그런 욕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영화를 만들기에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내에서 타협해서 장르영화를 만들기보다 무술 대가들이 그들의 재능을 내세워 자유분방하게 영화에서 표현되게 하려면 내가, 다시 말해 감독의 힘이 강해지는 게 중요하다. 그래도 언젠가 결과(흥행)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그런 영화를 꼭 한 번 만들고 싶다. (‘주’ 언젠가 꼭 만드신다니… <어벤져스>가 아니라 <익스펜더블>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일동 웃음)) 얼마 전 <세븐데이즈>의 최영환 촬영감독이 자료를 찾다가 <밥풀떼기 형사와 쌍라이트>(신우철, 1989)을 봤는데, 거기서 대역을 했던 나를 보고 전화를 했더라. “왜 살짝 스쳤는데 두 번 돌아서 화려하게 넘어지냐!”며 면박을 주더라.(웃음) (‘주’ 그 영화는 유창국원진의 대결을 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영화다.(일동 웃음)) 이 얘기를 한 이유는 그 만큼 여러 감독이 액션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용의자>, 그 이후…
<용의자> 개봉 후 6개월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꼭 <용의자>만의 얘긴 아니다. 감독에게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작품을 만들수록 제작 환경은 안 좋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억압이 커진 달까? 작품을 판단하고 검토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이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감독은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업영화 시스템과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용의자>는 조금 불만족스러웠다. 결국 상업영화 논리에 많은 부분 양보했지만 더 많은 대중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는 중이다.

<용의자> 엔딩이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속편은 사실 <용의자>를 시작하기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감독이 아무리 준비되었다 해도 시나리오 등 탄탄한 설계가 중요하다. 속편에 대한 욕심도 크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다른 감독이 <용의자> 속편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용의자>가 프렌차이즈가 되는 것은 반대한다. 아무튼 <용의자> 이후 지동철을 계속 따라가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과연 지동철은 딸이라는 것을 확인했을까? 이후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욕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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