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인호, 그가 남기고 간 영화

by.최지웅(영화포스터 디자이너) 2014-01-09조회 1,821

2013년 9월 25일, 최인호 작가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70~8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며, 다수의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걷지말고 뛰어라>(1976)를 연출한 영화감독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을 사랑하는 이장호, 하길종, 배창호, 곽지균 감독은 최인호의 글자들을 살아 숨 쉬는 스크린으로 옮겨 평단의 호평을 받고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두었다.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영화들을 남기고 간 최인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목 괄호 안은 최인호 작가의 크레딧)

01. <별들의 고향> | 포스터 (원작)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1974). 서울 관객 4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장희가 부른 주제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는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노래다.

02. <바보들의 행진> | 비디오 표지 (원작, 각본)
1970년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불안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로, 천재 감독으로 불리며 요절한 하길종 감독의 대표작(1975). 최인호는 영화 전편에 흐르는 그 유명한 송창식의 노래 ‘고래사냥’의 가사를 직접 쓰기도 했다. 입영열차를 타고 떠나는 병태와 영자의 키스신은 한국영화의 잊을 수 없는 명장면.

03. <별들의 고향(속)> | 전단 (원작, 각본)

04. <병태와영자> | 전단 (원작, 각본)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속편이자 하길종 감독의 유작(1979). ‘최인호의 손, 이영옥의 입술, 손정환의 가슴, 하길종의 눈’이라는 전단의 문구가 이채롭다. 최인호가 작업에 참여한 영화의 전단에는 그의 사인, 사진, 글이 항상 크게 실리는데, 이것은 배우와 감독을 넘어서 그가 얼마나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작가였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05. <도시의 사냥꾼> | 전단 (원작, 각색)
당대 최고의 스타 정윤희 주연. 원래 장미희가 여주인공 캐스팅 물망에 올랐으나 출연료가 적다는 이유로 고사했다는 일화가 있다.

06. <적도의 꽃> | 전단(원작, 각본)
배창호 감독이 처음으로 최인호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1983). 이후 <천국의 계단>까지 7편의 작품을 그와 함께했다.

07. <고래사냥> | 전단(원작, 각본)
1980년대, 갑갑했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배창호 감독의 대표작(1984). 최인호 원작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작품이 아닐까. 김수철은 영화음악까지 맡는 조건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08. <고래사냥2> | 영화카드 (각본)
전편에 비해 크게 흥행하지 못한 작품(1985). 배창호 감독 자신도 ‘전편의 성공이 준 독’ 때문에 안일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배창호, 안성기와 함께 영화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최인호의 인지도는 대단했다. 안성기의 생닭 먹는 신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09. <깊고 푸른 밤> | 전단 (원작, 각본)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인호의 원작. 당시에는 파격적인 미국 올 로케이션 동시녹음으로 제작되었으며 최인호-배창호-안성기의 힘을 보여준 흥행작이기도 하다. 야망이 넘치는 청년으로 분한 안성기의 매력이 절정에 다다른 영화(1985). 이 작품으로 최인호는 그해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아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10. <겨울나그네> | 전단 (원작, 각본)
2년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곽지균 감독의 데뷔작이자 1980년대 멜로영화의 대표작(1986).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문학적인 감수성이 넘치는 영화.

11. <황진이>(1986) | 전단 (각본)

12. <안녕하세요 하나님> | 전단 (각본)
뇌성마비 청년을 연기한 안성기의 열연이 돋보이는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로드무비(1987). 배창호 감독 특유의 순수와 낭만으로 가득한 이 영화를 보면 경주에 가고 싶어진다.

13. <천국의 계단> | 전단 (각본)
최인호-배창호-안성기 트리오의 마지막 영화이자 단 한편의 영화 출연으로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아로의 데뷔작(1991). 이아로는 그해 주요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었고, 몇 편의 드라마와 화장품 CF에 출연했지만, 지금은 종적을 감춘 배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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