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짓는 늙은이> 최하원, 1969년

by.정종화(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2010-09-03조회 524

친구 : 말 들어보니 자네와 천생연분, 하늘이 짝지어줬더군 그래, 허허허.
송영감 : 원 사람두… 날더러 그럼 잡아두란 말인가 원.
친구 : 사람 숭물스럽긴, 아 달아날까봐 옷까지 그렇게 해 놓구서 그래?
참… 난 못 속이 네 꼭 잡게 놓치지 말구 허허허. 꼭 잡아라 놓치면은 영영
도망간다 도망가요.
송영감 : 여보게, 그런데 말일세. 저 사람이 일어나서 걷게 되면 도루 가겠지?
저런 여자가 연분 난 남자가 없겠나.
친구 : 그러니까 꼭 잡아.
송영감 : 음... 간다면 곱게 보내줘야지.

 
독 짓는 일에만 열중하며 혼자 사는 환갑의 송영감(황해)에게 각시가 나타난다. 눈길을 가던 그는 쓰러져 있는 젊은 여인 옥수(윤정희)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독을 만지듯 정성스레 보살펴 그녀를 살려낸다. 의식을 차리지 못한 옥수를 뉘어놓고 송영감은 개울로 나와 그녀의 옷을 빤다. 송영감을 찾아왔던 친구(허장강)는 움막에 젊은 여인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개울의 그를 찾아온다. 불현듯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 덕분에 독이랑 연애하며 살던 예순 살 총각의 마음이 꽤나 복잡해진다. 그녀를 꼭 붙들어두고 싶은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도 없지만,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송영감은 “간다면 곱게 보내줘야지”라고 혼잣말한다. 아들까지 낳은 옥수는 결국 송영감을 떠난다. 역시 그는 떠나는 옥수를 잡지 않는다. 제발 떠나지만 말아달라고 그저 마음속으로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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