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무섭다~ 11, 12월에 나올 DVD와 도서

by.조준형(한국영상자료원 연구부) 2009-11-10조회 959
하길종

올해는 예산을 당겨 쓰자는 정부의 방침과 더불어 예년에 비해 사업을 한 달 일찍 시작했고, 그에 따라 결과물이 조금이라도 일찍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로 그쳤다. 객원연구원의 조사 결과와 내외부 필자의 원고를 받아야만 진행하는 작업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괴로운 건 괴로운 거다. 현재 연구소가 출간을 앞두고 있는 도서만도 포켓북 시리즈 두 권, 연구소총서 두 권, 일제강점기 자료총서, 한국영화 자료총서 총 6권이다. 9권으로 제작될 구술채록 자료집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12월 말이 다가오는 것이 악몽처럼 느껴진다.

아무튼 8~9월은 내내 하길종 전집과 더불어 살았는데, 특히 박혜영 연구원이 엄청 고생했다. 기왕에 발간된 도서를 재제작하는 것이 무엇이 어려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우리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편지, 스크립트, 기사, 시, 에세이, 영화비평, 외부 원고 등 온갖 종류의 글을 전집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낸다는 것은 실로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하길종 감독의 글들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수백 개의 지면에 개별적으로 투고한 것이라 각각에 산재한 용어, 인명, 영화명, 외래어 등등을 통일하는 등의 교정도 보통 고된 작업이 아니었다. 아무튼 다행히 늦지 않게 결과물이 나왔고, 평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안도하는 중. 그러나 고생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량이 좀 가슴을 쓰리게 한다. 어차피 흥행성을 보고 낸 책은 아니지만….

아무튼 다시 연말 발간물로 화제를 돌려보자면, 일단 두 권을 강추하고 싶다. 하나는 「오팀장의 아카이브 이야기」. 「영화천국」에 연재되고 있는 오성지 팀장의 글을 뼈대로 원고를 추가해서 포켓북으로 제작할 예정인데, 정말 재미있다. 자료원에서 일하고 있는 나도 (오 팀장이 일하는) 자료원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나 할까? 두 번째는 ‘연구소 총서2’로 준비 중인 「일제강점기 초 조선영화 검열」(가제)이다. 아마도 기왕에 자료원에서 냈던 「고려영화협회와 영화신체제」와 비슷한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텐데, 조선총독부에서 낸 관보, 검열관 수기, 관련 법령 등을 번역한 자료에 연구자들의 해제 원고가 덧붙여질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영화검열 연구뿐 아니라, 여타의 대중문화 검열, 나아가 한국(조선) 영화사 연구 분야에까지 큰 도움이 될 도서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 포켓북 「영화제국 신필림」(가제)도 발간 예정인데, 필자가 원고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고(-_-;), 신진 연구자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1960년대 초 한국영화」도 12월에 출판될 예정이다.

DVD를 빼먹었는데, 11월 말에 유현목 감독 박스세트가 나온다. 그리고 12월에는 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이만희 감독의 <삼포가는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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