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도망자(The Desperate Hours)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필사의 도망자
수입 개봉명: 必死의 逃亡者
원제: The Desperate Hours
제작년도: 1955
감독: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
주연: 험프리 보가트(Humphrey Bogart), 프레드릭 마치(Fredric March)
수입사: 불이무역주식회사 제공, 동양영화사 배급    
개봉극장: 단성사/중앙극장 동시개봉
개봉일: 1957.08.24.
 
전단지 특이사항: 홍보 문구는 “압도적(壓倒的) 긴박감(緊迫感)과 스릴 속에 인간본능(人間本能)의 자태(姿態)! 근대영화사(近代映畫史)를 장식(裝飾)한 거장(巨匠) 와일러 필생(畢生)의 명작(名作)!”이다. 주연인 험프리 보가트와 감독인 윌리엄 와일러를 홍보의 포인트로 내세웠다. 감독인 윌리엄 와일러를 명실공이 미국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현대영화사를 장식하는 인물로 언급하고 있다. 전단지의 왼편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에서 이미 유명한 스타였던 험프리 보가트의 캐리커처이다. 뭔가 인간적 고뇌를 담고 있는 표정이다. 한 남자의 등 뒤에서 총을 들고 가격하려는 험프리 보가트의 모습은 그가 평범한 시민인지 범죄자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줄거리: 4년 전에 경찰을 살해하고 투옥되었던 글렌 그리핀(험프리 보가트)은 감옥 동료 두 명과 함께 탈옥한다. 그들은 은신처를 찾아 한적한 주택가에 침입한다. 이들이 자정에 여자 친구가 돈을 가져올 때까지만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 놓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인질 상황은 길어진다. 시간이 갈수록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프레드릭 마치)과 탈주범들 사이에는 긴장은 점차 커져간다. 결국 충돌이 벌어지고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평화로웠던 일상은 붕괴되어버린다. 

Note: 파라마운트의 와이드 스크린 공정인 최초의 비스타비전 흑백영화이다. 1957년에 동양영화사가 수입하여 중앙극장과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영화를 연출한 윌리엄 와일러는 앞서 1956년에 국내에서 개봉되어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둔 <로마의 휴일>(1953)의 감독으로 소개되고 있다. 험프리 보가트는 이미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이 영화는 그가 악역을 연기한 드문 영화라는 점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는 긴박감과 스릴이 있는 범죄담은 인기 있는 장르였으며 인간미 있는 악인이 호응을 얻고 있던 상황이었다. ‘완전한 멜로드라마’라는 뉴욕비평가의 말을 인용하거나1 거의 완벽한 ‘스릴러 멜로드라마’라고 규정하는 비평이 있던 것을2 참조하건대, 이 영화가 갖는 감정적 측면이나 심리적 요소가 액션 이상의 호소력을 갖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는 서구와는 다르게 탐정스릴러보다는 심리 스릴러가 더 일찍 양산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은 <필사의 도망자>와 같이 페이소스 강한 일련의 스릴러가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사건이 긴박하게 벌어진다는 이 영화의 설정에 영향받은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1962년에 김묵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 <공포의 8시간>이 그 한 예이다. 불과 8시간 동안 호텔에서 벌어진 사건을 담은 이 영화는 <필사의 도망자>와 비슷한 설정에 <하이눈>을 섞은 모방작이라 언급되기도 했다.3
 
1. "[영화주평] 되풀이 보아도 새로운 <水害記錄>", 한국일보, 1957.08.25(6)
2. "[영화주평] ‘극장 개봉’의 만세 삼창", 한국일보, 1957.09.01(5)
3."‘액션스릴러’의 가작 <공포의 8시간>", 경향신문, 1962.12.13(8)

작성: 오영숙(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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