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이만희, 1968 영화속 명대사

by.정종화(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2010-04-27조회 913
휴일

허욱 : 서울, 남산, 전차, 술집주인 아저씨, 하숙집 아주머니, 일요일 그리고 모든 것, 난 다 사랑하고 있지, 내가 사랑하지 않는 건 하나도 없어, 이제 일요일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 커피 값이 없어도 돼... 이제 곧 날이 밝겠지, 새벽이 오겠지, 거리로 나갈까? 사람들을 만날까? 커피를 마실까? 아니 이발관을 가야지, 머리부터 깎아야지, 머리부터 깎아야지.


이만희의 <휴일>은 1968년에 만들어졌지만, 만들어진 지 37년이 지난 2005년에 영상자료원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문공부는 영화의 어두운 결말을 신성일이 머리를 깎고 군대를 가는 설정으로 바꾼다면 상영을 허락한다 했고, 감독, 작가 백결 그리고 제작자 전옥숙(홍상수 감독의 모친)은 과감히 상영을 포기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룸펜인 허욱(신성일)은 살면서 가장 힘든 일요일을 보냈다. 애인의 낙태수술을 위해 친구의 돈을 훔쳐야 했고, 그녀는 수술을 받다 죽었으며, 애인의 아버지에게 딸의 죽음도 알려야 했다. 그는 쫓아온 친구에게 차라리 맞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허욱이 탄 전차가 원효로 종점에 ‘영원히’ 멈췄고, 그는 철로의 마지막에 붙들려 머리를 깎겠다고 되뇐다. 그 역시 생을 마감할런지 모른다.

초기화면 설정

초기화면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