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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보이즈 (고봉수,2016)

글:김화범(인디스토리 제작/기획팀장)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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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보이즈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가져간 영화는 이례적으로 두 편이다. 하나는 작년 11월 개봉하여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끌어낸 <연애담>이고, 또 하나는 5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델타 보이즈>다. <델타 보이즈>라는 제목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영화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영화 초반 주인공들의 대사에서 ‘툭’ 던져진 한 마디가 제목이 되어버린 <델타 보이즈>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들의 열병 같은 꿈과 냉정한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찰진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다.

<델타 보이즈>는 매형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일록의 초등학교 친구, 예건이 찾아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예건은 시카고에서 살다가 한국에 일자리를 구하기위해 들어온 터라 개털 신세, 한마디로 일록에게 얹혀살게 된다. 예건은 일록에게 예전 꿈이었던 ‘노래’를 하라고 부추기며 자신이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고, 결국 일록은 남성 4중창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하며 멤버를 모집한다. 첫 멤버는 생선가게 종업원으로 일하는 대영.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한 일이 그 무엇보다도 제일 우선인 사람이다. 그런 대영이 결혼해서 아내 지혜와 함께 트럭 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준세를 두 번째 멤버로 데려온다. 준세는 대영에게 흔히 말해 ‘데인’ 상태. 대영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세와 늘 함께하지만 준세는 삶 그 자체가 고달프다. 아무튼 이렇게 모인 네 남자, 일록, 예건, 대영, 준세가 큰 대회도 아닌 어느 구청에서 주최하는 남성 4중창 대회에 나가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델타 보이즈>의 큰 줄거리다. 네 남자의 첫 공연은 근사한 공연장에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그들에겐 꿈의 무대가 된다.

영화에서 답 없는 네 남자는 누군가에 얹혀살고 있다. 일록은 매형에게, 예건은 일록에게 대영은 형에게 준세는 지혜에게. 불완전하다. 그래서 불안하고 두렵다. 일록이 매형의 공장을 떠나면서 이들의 홀로서기는 시작되고 영화의 방향이 분명해진다. 그리고 대영이 일록에게 찾아왔던 그 순간 영화의 또 다른 방향, ‘꿈’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네 남자에겐 꿈이라는 게 이루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서 두려운 존재이다. 그 자체로 열병을 앓게 하고 생활을 포기하게 한다. 준세가 대영에게 했던 술자리의 대화가 바로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꿈이 있어 두려운 것. 불안과 갈등 그리고 자책. 일록의 자책 씬은 과하게도 느껴지지만, 일록이 왜 저렇게까지 할까 생각해보면 자신 때문에 꿈이라는 열병을 앓게 된 이들을 통해 증폭된, 혹은 스스로 심한 열병을 앓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심정 고백 같은 행위일 것이다. 결국 일록은 자책을 넘어서 당당하게 꿈을 받아드린다. 이런 점들 때문에 영화 <델타 보이즈>가 여느 성장영화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델타 보이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꿈이 주는 불안과 자신이 서 있는 위치 혹은 삶에 대한 생생함, 생활이 주는 날 것의 폭력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준세와 지혜의 싸움 장면을 보면 그것이 생생하게 목격된다. 그럼에도 곧 있을 4중창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웃게 된다. 그 웃음은 과장된 코미디가 아니라 냉정한 삶에서 터져 나오는 생활형 웃음이다. 준세와 지혜의 싸움 장면에서, “거참 찰지게 잘 싸우네.” 하면서 너털웃음을 짓게 되는 것처럼.

<델타 보이즈>는 배우들의 쫀득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는 감독에게 빚지는 바가 많다. 고봉수 감독은 네 남자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그들이 이끌어가는 대로 놓아둔다. 일록, 예건, 대영, 준세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는 그들의 대화를 통해 일반적인 한국영화의 대화 씬들보다 분명히 길게 연극의 장면처럼 프레임을 만들었다. 관객은 감독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한 편의 연극을 보면서 배우의 열연에 빠지게 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게 된다. 바로 그런 점에서 고봉수 감독과 출연 배우들과의 깊은 교감을 볼 수 있다. 감독이 짜 놓은 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배우와 감독이 서로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것. 자신과 자신이 이루려고 하는 꿈이 하모니를 이루어가는 것. 대영의 마지막 대사, “음 딱 맞을 때 그 느낌”처럼. <델타 보이즈>를 통해 관객들이 불안한 꿈과 미래에 대한 자신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 발견 아니, 하모니(교감)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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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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